[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리가켐바이오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자적 페이로드 기술인 pPBD와 STING 작용제 LCB39를 축으로 고형암, 면역 병용 등 복수 타깃에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기술이전과 실적 개선 가능성 모두를 끌어올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pPBD(Prodrug Pyrrolobenzodiazepine) 플랫폼을 적용한 ROR1 ADC 'LCB71(CS5001)' 임상 1b상에 진입했다. 기존 PBD 기반 ADC가 보였던 혈액 독성 문제를 개선하면서 고형암을 포함한 임상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 하현수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기존 PBD 기반 ADC가 혈중 안정성은 높지만, 오프타깃·온타깃 외 독성으로 인해 안전성 확보에 실패했다"며 "리가켐바이오는 pPBD의 친수성과 β-glucuronidase 기반 프로드럭 설계를 통해 독성을 최소화하고, 고형암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면역항암 병용 전략으로 주목받는 STING 작용제 'LCB39' 역시 전임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대사체가 주요 활성물질로 작용하는 구조로, 종양 조직 내 약물 특이성이 높고 장기 면역 기억을 유도하는 반응까지 확인됐다.
하 연구원은 "LCB39는 ICI 병용에서 재투여 후에도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CD8+T세포 기반의 면역 기억 반응을 확인했다"며 "ADC뿐만 아니라 AIC(Antibody Immunomodulator Conjugates)라는 새로운 병용 치료 플랫폼으로의 확장성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술력은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Trop-2 ADC 'LCB84'는 J&J에 총 17억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됐으며, 현재 1/2상 임상에서 ICI 병용 코호트를 포함해 병행 개발 중이다. MMAE 페이로드를 활용한 LCB84는 기존 Topo1i 기반 Trop-2 ADC 대비 내성 극복 가능성이 기대되는 물질로, 2차 치료제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 연구원은 "LCB84는 1차 치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Topo1i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치료제로 높은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HER2 유방암 사례처럼 페이로드 기전이 다른 ADC가 후속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실적 측면에서도 회복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2023년 8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209억원으로 손실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리가켐바이오가 매출 1627~2180억원, 영업이익 160~1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