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초부터 같은 날까지 임상 9건을 승인받았다. 같은 기간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임상 승인 현황과 비교 시, 식약처가 가장 많은 임상을 승인한 기업이다.
단계별로 구분하면, 임상 9건은 1상 1건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8건으로 나뉜다. 종근당은 1상에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한 'CKD-512'를 연구한다. 해당 품목은 아데노신(Adenosine)이 활성화하는 A2A 수용체를 타깃하는 길항제다.
이번 1상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 임상 실시 기관 8곳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이 있는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단독 또는 펨브롤리주맙과 병용한 CKD-512 안전성, 약동학, 약력학 및 예비 유효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종근당은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CKD-512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일 기전으로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CKD-512가 종양 미세환경을 조절해 암세포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차단하고, 고혐암에서 면역 반응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생동성 시험 8건은 'CKD-228' 3건, 'CKD-268' 2건, 'CKD-218' 1건, 'CKD-238' 1건, 'CKD-216' 1건이다. 특히 CKD-218은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 제네릭으로, 종근당이 제네릭 경쟁에 뛰어든 상황을 알렸다.
국내 여러 제약사는 내년 11월 물질 특허 만료를 앞둔 릭시아나 제네릭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생동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제제 특허를 회피한 제약사 10여 곳은 식약처에서 릭시아나 제네릭 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종근당을 비롯한 국내 제약사가 릭시아나 제네릭을 개발에 나선 이유는 릭시아나 처방 실적에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릭시아나 처방 실적은 1100억원을 웃돌며,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매출액도 제네릭 경쟁이 나타난 까닭을 설명한다. 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를 공동판매하는 대웅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릭시아나 매출액은 1013억원으로 전년 910억원 대비 11.3% 늘었다.
9건 가운데 셀트리온이 투자 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으로 공시한 임상은 CT-P13 SC 3상 2건과 CT-P51 3상 1건이다. CT-P13 SC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피하 주사 제형이고, CT-P51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CT-P13 SC 3상 2건을 통해 중증도·중증 궤양성 대장염 소아(6~17세) 환자와 크론병 소아(6~17세) 환자를 대상으로 CT-P13 SC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치료기간 54주 시점에 임상적 관해 등을 달성하기 위해 CT-P13 SC를 2주 간격으로 투약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가 임상을 거쳐 CT-P13 SC 적응증을 늘리면, 유럽 등 해외에 이어 국내까지 CT-P13 SC 치료 영역이 넓어진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 CT-P13 SC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로 2021년 4%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셀트리온이 지난달부터 2028년 12월까지 진행하는 CT-P51 3상은 치료를 받은 이력이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CT-P51 및 백금·페메트렉시드 병용 요법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이 회사는 공시 자료에서 이번 3상을 통해 CT-P51이 안정성·유효성 측면에서 키트루다와 유사하다는 걸 입증할 것이라며, 키트루다가 허가받은 다른 종류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늘려 매출액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셀트리온은 국내 3상에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CT-P51 3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당시 이 회사는 표적항암제 위주에서 면역항암제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며, 글로벌 매출액 1위 키트루다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