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며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유임을 결정했다. 오 처장이 산업계, 학계, 관가를 두루 거친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역량을 보여줬다고 판단해서다.
이번 결정으로 대통령, 정부, 여당은 의약품 관련 정책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약, 임기를 이어가는 오유경 식약처장이 강조한 내용, 식약처 산하 기관에서 공통점이 나타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선 기간에 정책 순위를 구분해 10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5순위 정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정책 이행 방법 가운데 하나로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해소'를 언급했다.
공약 이행 의지는 지난달 16일 출범한 국정기획위원회 활동에서 드러났다. 대통령인수위원회를 대신하는 국정기획위원회는 대통령 철학을 반영해 정부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국정 과제 마련 등 역할을 맡은 곳이다.
17일 국정기획위원회는 신(新)정부 성장 정책 해설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퇴장방지의약품 비축 확대 및 국산·자급화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약은 오유경 식약처장이 강조한 내용과 맥이 닿는다. 오 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필수의약품 등을 포함하는 의료제품 공급망 안정을 언급했다. 그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안심 일상을 만들겠다'며, 안정적인 의료제품 공급망을 구축해 환자 치료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산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공급이 시급한 신규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 주문 생산 확대, 해외 의존성 높은 국가필수의약품에 필요한 원료의약품 국내 생산 및 공급 체계 기반 구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영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은 최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부처 국가필수의약품 연간 수급계획을 파악하고 구매처를 늘려, 국가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무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필수의약품 등 수급을 모니터링하는 전문단체와 간담회를 지난 3월에 개최했으며 의약품 공급중단으로 환자가 받는 영향, 의약품 대체 가능 여부 등 의견을 수렴하고 의약품 수급 안정을 위해 움직인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은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정책 목표와 맞물린다. 제21대 대선 공약이 국정기획위원회를 거쳐 정책으로 나타나고, 식약처와 연계해 필수의약품 등 의료제품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위치를 바꾼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공약은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더한다.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기간에 '제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을 공개하며 관련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성장' 공약에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체계 마련이 담겼다. 필수·퇴장방지의약품 생산 시설 마련과 필수 원료의약품 및 백신 국산·자급화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공약은 국가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소를 위해 공공위탁 생산·유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수급이 불안정한 필수의약품을 대상으로 제한적 성분명 처방 등 대체조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에서 이번 공약집에서 언급한 '성장'이 체절 개선 등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지속적 성장을 가리킨다며,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