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멈춰 있던 의료 정상화 시계에 다시 움직임을 불어넣고 있다.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차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연이은 만남을 통해 신뢰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이번에는 의과대학생 교육 정상화를 핵심 의제로 삼고 복귀 여건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김민석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이 잇달아 의협과 만나 의료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10일 의협 정례브리핑에서 김성근 대변인은 "총리께서 취임 직후 바로 의협을 만났고, 복지부 차관과의 상견례 자리에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대생 교육 정상화'를 제시했다. 단순히 학업 복귀 문제가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 양성과 직결되는 구조적 과제라는 판단이다.
김 대변인은 "의과대학생들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이라며 "이들이 안정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며 학생들의 학업 중단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한 학기 이상 수업이 중단된 상태다.
김 대변인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의학교육 체계 전체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다행히 이제는 정부가 학생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고, 최소한의 복귀 환경은 마련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복귀를 둘러싼 현실적인 과제도 여전하다. 대학은 교육과정 재편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고, 정부는 기존 입장을 선회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은 지금이 바로 결단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남은 문제는 다양한 대화채널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복귀 이후의 준비 역시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특히 각 대학의 학장과 교수들이 복귀한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며, 정부도 정책 기조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다.
김 대변인은 "대학은 교육과정을 새로 짜야 하고, 정부도 정책적 입장을 전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결정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이번 사태를 단순히 의정 갈등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구조적 위기로 인식해줄 것을 호소했다.
김 대변인은 "의사는 결코 국민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질병과 싸우고 건강을 지키는 일은 단 하루도 멈춰선 안 된다"며 "의사 양성 역시 단절돼선 안 되며, 지금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의료를 위해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