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국내 비만 치료 시장 쟁탈전에 앞서 학술대회를 둘러싼 두 제약사간 마케팅 전쟁은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었다.
4일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5)를 맞아 메디파나뉴스가 둘러본 콘래드서울 그랜드볼룸 내 홍보전시장에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 부스와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부스가 중심이었다.
ICOMES 2025 등록 데스크를 지나 가장 먼저 반기는 건 위고비 홍보 부스였다. 한국 노보노디스크는 관련 부스 구성에 예년보다 더욱 힘을 준 모습이었다. 위고비 대항마인 마운자로 국내 출시가 최근 이뤄지면서다.
순백색의 컨셉을 가져가면서도 띠 LED 간판으로 제품명에 포인트를 줬다. 부스 크기 역시 학술대회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으로 후원하면서 마운자로 부스보다 더 큰 면적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부스 내 대형 조형물을 설치했다. 높이가 약 3미터에 달하는 로고 조형물을 통해서 비로소 마운자로가 국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내 데스크를 비롯한 전체 부스 색상 역시 마운자로 관련 색상인 보라색과 빨간색에 포인트를 줘 통일감을 선사했다.
임상의들 "임상결과 따른 상세 정보 제공 인상적"
관심을 모았던 위고비·마운자로 각각의 홍보 브로셔 역시 제품 특장점을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한국 노보노디스크는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 분자 구조가 인간 GLP-1과 94% 서열 상동성을 갖는 GLP-1 유사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GLP-1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활성화하고, 뇌에 작용해 포만감과 팽만감을 높이는 동시에 식욕과 배고픔, 음식 섭취를 줄여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위고비 관련 연구(STEP, SELECT)를 통한 체중 감량 효과와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최대 4년에 달하는 비만·심혈관 질환 예방 감소 효과 등을 강조했다.
이에 부스 내에서는 임상의들을 대상으로, 위고비하면 떠오르는 치료 효과가 무엇인지를 공으로 투표하는 이벤트도 함께 마련했다.
SELECT 연구를 통해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을 20% 감소시킨 만큼, 이에 주목하는 임상의들도 상당수였다.
십이지장 점막 K 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인 GIP로 인해, 췌장 내 인슐린 및 글루카곤 분비를 촉진시켜 인슐린 감수성 등을 촉진시킨다고 했다.
이와 함께 브로셔에는 마운자로 관련 연구 중 하나인 SURMOUNT-5 연구를 통해서 세마글루티드 대비 유의하게 체중 및 허리둘레를 감소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개원의라고 밝힌 한 A전문의는 두 부스를 둘러본 느낌을 묻는 질문에 "시각적으로나 내용 측면에서도 모두 잘 구성된 느낌을 받았다"라며 "특히 마운자로의 경우 투여 준비 단계서부터 방법까지 상세하게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B전문의는 "비만 치료에서 물론 체중 감소가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건 이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당화혈색소 감소 등"이라며 "GLP-1 제제를 쓰는 입장에서 보다 관련 임상적 이점을 잘 설명한 위고비 부스가 와 닿았다. SELECT 연구 참여자가 약 1만7000명인데,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평가 방식으로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