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인력 부족과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의료분쟁에 대한 불안 없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이 거주지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본인부담금 완화 등 실질적인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계획서와 일반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에 따르면, 오는 14일과 15일 양일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지역·필수의료 활성화, 국립대병원 육성 및 관리체계 일원화, 지역 의료 공백 해소 방안 등을 두고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이세용 부산의료원장을,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정신 전남대병원장을,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전문의를 참고인으로 각각 채택했다.
참고인으로 출석 예정인 조승연 전문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의료 인력 부족과 필수과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인력 문제만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정부가 의료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큰 틀 안에서 재정적 안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공공병원은 월급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필수의료가 곧 공공의료다. 민간이 수익성 때문에 기피한 분야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지방의료원 등의 공공의료기관이 돈 걱정 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주민들이 거주지 병원을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인력 투자를 확대해 질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 의료 현장에선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서 지역책임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의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공급자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탈피해 환자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과 의료진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관점도 나온다.
강릉의료원 최안나 원장은 "지방의료원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아니다. 소위 필수의료라고 불리는 기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자 결과가 좋지 않아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의사들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다. 지방의료원부터 이러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지역필수의료 인력확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 이용 활성화의 중요성을 짚으며 "그동안의 의료정책은 공급 중심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환자가 지역 의료기관을 외면하면 의료진도 남기 어렵다"며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등 실질적 혜택을 제공해 지역 의료기관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도록 해야 지역완결성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릉시에는 약 20만명의 인구와 2500여 병상이 있지만, 소아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결국 수도권으로 이송되는 실정이다. 병상 수가 충분해도 환자가 이용하지 않으면 의료진이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고, 이는 곧 지역 이탈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지방의료원의 역할을 소방서에 비유하며 "화재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대응 체계를 유지하듯, 지방의료원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공공정책수가 등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취약지의 경우 이송체계 강화와 원격진료 도입 등 접근성 개선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