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
(왼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 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이 '제약바이오강국을 향한 미래 전략'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나눴다. 이들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본시장 활성화, 거버넌스 구축, 경쟁적 협력 등을 강조했다.

2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개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에는 제4부 코너로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위원장 간에 이뤄진 대담 전문이 담겼다. 이들은 지난 8월 28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K-Pharma 2030 실행전략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난 10년간 제네릭 중심에서 개량신약, 신약, 바이오시밀러로 구조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이에 두 대담자는 현재를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자, 글로벌 선진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변곡점'으로 진단하면서, 2030년까지 세계 7~8위권 진입을 목표로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협력과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한참 부족한 R&D 투자 규모 ▲혁신신약(퍼스트인클래스) 부재 ▲대규모 자본 공급 구조 미흡으로 인한 취약한 투자 생태계 ▲혁신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약가 제도 한계 등을 산업 성장에 대한 구조적 한계점으로 꼽았다.

이에 노연홍 회장은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나 후기 임상에 대한 R&D 투자 비중을 높여서 강점 분야 중심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해야 하고, 약가 인하 제도로 절감된 재원이 R&D에 투입되는 선순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서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연홍 회장은 "기술 혁신 차원에서 보면 AI가 최단 시간 안에 빅파마와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국내 산업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그만큼 큰 폭의 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관순 위원장은 우수 기술과 파이프라인에 장기적으로 자본을 공급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정부 주도 하에 조성해야 하고, 신기술 혁신 벤처에 대한 창업 지원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벤처에서 제약사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VC 투자와 정부 정책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내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관순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본시장 활성화'다. 바이오 벤처 생태계가 회복해야 한다. 2022년 이후 신약개발 분야 자본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지원해서 '혁신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
(왼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년사
거버넌스 구축과 제도 혁신 등에 대한 필요성도 조명됐다.

이관순 위원장은 신약 개발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범국가 차원의 실행 기구, 이른바 '컨트롤 타워' 마련을 제안했다. 중국 정부 육성 사례를 참고해 인프라 확충, 인재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노연홍 회장은 정부가 규제·행정·인허가 등에서 민간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장벽'이 아닌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고, '위험 기반 규제(Risk-Based regulation)' 등을 통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성공 시 혁신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는 보상과 인센티브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이같은 변화를 기반으로 하되, 산업계 내부 협력 문화 구축이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노연홍 회장은 "기업 간 이해관계가 달라도, 산업 전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개별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제약사처럼 데이터와 지식공유 체계를 마련해 '경쟁적 협력'을 구현해야 신약개발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 끊임없는 대화와 성공 경험 공유를 통해 공감대를 구축하는 것이 제약바이오강국 핵심 조건이 될 것"이라는 뜻을 펼쳤다.

이관순 위원장도 "산업계 내 공감대 형성은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이자 철학이다. 혁신 생태계에서 상생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를 확산시킨다면 신약개발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 '함께 해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외에 수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필수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노연홍 회장은 이번 특별대담을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는 결국 산업계 혁신과 실행 의지, 민관 협력 체계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 주체가 역량을 신뢰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개방적 협업 프레임과 실행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협회는 우리 산업이 건강한 미래를 책임지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이자,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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