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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눈의 날 팩트시트' 발표에 이어 소아청소년기 근시를 방치하면 성인기 녹내장, 망막질환, 백내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며 정기검진과 올바른 생활방식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6일 대한안과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찬윤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근시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안과학회는 근시의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눈 보호를 위해 눈 건강과 관련된 법규·제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근시는 먼 거리의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 약 30%가 겪는 대표적 시력 질환이다. 특히 한국, 대만, 싱가포르,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극동아시아는 근시 유병률이 80~90%에 육박한다.
이에 학회는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50%가량인 약 50억명이 근시로 고통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고도근시 환자는 1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근시 유병률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초등학교 입학 후 매 3년마다 시행되는 학생 건강검사에서 2024년 기준 시력 이상(나안시력 한쪽이라도 0.7이하 또는 교정시력 기재)으로 판정 받은 비율은 초등학교 1학년 30.8%, 4학년 52.6%, 중학교 1학년 64.8%, 고등학교 1학년 74.8%로 나타났다.
성인 근시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만 40세 이상 성인의 연도별 성인 근시 유병률을 표준화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12년 41.7%, 2017년 49.4%, 2020년 53%로 상승했다.
안과학회는 팩트시트를 통해 ▲근시 환자는 망막박리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8배 높다는 점 ▲고도근시(-6.0디옵터 이상)는 녹내장 발생 위험이 4.6배 높다는 점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는 백내장 발병률이 최대 5.5배 높다는 점 ▲근시가 심할수록 시야 결손과 황반변성이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경고했다.
5~18세 연령대는 고도근시 유병률이 높게 집계돼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됐다.
대한안과학회 유정권 기획이사는 "근시는 단순한 굴절 이상이나 시력 저하가 아닌, 잠재적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병적 안질환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시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스마트폰·태블릿 등 근거리 작업 증가와 야외활동 부족이 영향을 미친다.
이 가운데 더 심각한 안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안과학회는 6세 이후 소아청소년은 매년 안과 검진을, 4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 이상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안저검사는 사진을 찍듯 눈 내부를 촬영해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 등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검사다.
검사 결과 근시 환자에게 비문증(날파리증), 광시증(빛 번쩍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망막박리의 전조 증상으로 전문의 검진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
김찬윤 이사장은 "시력은 조기에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실명이 진행되면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근시가 있다면 생활방식 교정과 장기적인 검사를 통해 악화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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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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