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이사. 사진=조해진 기자
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이사.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혈액암 치료제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온 한국로슈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와 '컬럼비(글로피타맙)'를 중심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25일 한국로슈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DLBCL 치료 전략, 혁신 치료제들의 격전지에서 길을 찾다'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혁신적인 혈액암 치료제를 위해 20년 이상 헌신해 왔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2003년 '맙테라(리툭시맙)'의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가싸이바(오비누투주맙)',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 '컬럼비(글로피타맙)'와 같은 혁신적인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로 치료 가능한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약물치료가 결정적이다. 특히 DLBCL은 역사적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다행히도 최근 혁신신약의 개발로 치료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폴라이비와 컬럼비가 바로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로슈의 혁신신약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격변 중인 DLBCL의 미충족 수요를 채우는 혁신 치료제의 기전별 특징을 설명하고, 폴라이비와 컬럼비의 주요 데이터와 함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석진 교수는 "다양한 혈액암 중 림프종의 수가 제일 많고, 그 중에서 DLBCL 환자가 가장 많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면서 "치료가 필요한 여러 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병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DLBCL은 림프종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아형이다. 1차 치료 이후 약 40%의 환자가 재발 또는 불응을 경험하는데,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치료 방법으로는 주로 고식적 항암화학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등이 사용되는데, 이 치료법은 신체에 주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적용이 까다롭고,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김 교수는 "암은 우리 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질환이 됐다. 모든 암이 마찬가지지만 1차 치료에서 끝나는 것이 제일 예후가 좋다. 2차, 3차 치료로 갈수록 완치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이 비용은 단순히 치료만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 환자가 질환 치료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까지도 포함된다. 이에 암 치료는 확실한 1차 치료를 먼저 하고, 어쩔 수 없이 재발이 된다면 2차, 3차에서도 빠르게 끝낸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먼저 사용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DLBCL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제의 옵션은 많이 다양해졌다. 항체약물결합체(ADC), 이중특이항체, CAR-T 치료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로슈가 개발한 DLBCL 치료를 위한 최초의 ADC인 폴라이비는 R-CHP(리툭시맙+시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20년 만에 DLBCL 1차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했다. 

김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국립 종합 암 네트워크(NCCN)는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DLBCL 환자의 모든 병기에서 유일하게 폴라이비 병용요법을 '카테고리 1'로 권고하고 있다. 

글로벌 3상 POLARIX 연구의 5년 추적 결과, 폴라이비 병용요법은 질병 진행, 재발 또는 사망위험을 22% 낮췄으며, 5년 무진행생존율(PFS)는 기존 표준요법군 59.1% 대비 64.2%로 23%p의 유의미한 개선을 이뤘고, 전체 생존율(OS) 또한 79.6% 대비 82.2%로 13%p 개선해 장기 생존 혜택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환자들의 경우, 약을 투여하기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런데 POARIX 연구가 처음으로 이 셋팅의 엔드 포인트를 충족시켰다는 것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폴라이비 R-CHP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 대비 향후 10년 동안 후속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수를 2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의 예후 개선과 동시에 사회경제적 및 재정 부담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B세포 림프종 최초의 이중특이항체인 컬럼비는 NCCN과 유럽혈액학회(EHA), 유럽종양학회(ESMO)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재발성, 불응성 DLBCL 치료에 대한 카테고리 1로 권고받는 표준 치료법이다. 

2차 이상의 DLBCL 환자를 위해 완성형(Off the shelf)로 출시돼 진행 속도가 빠른 재발성 불응성 DLBCL 환자의 신속한 치료를 가능케 하며, 투약 기간이 고정돼 있고 통원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컬럼비와 젬시타빈+옥살리플라틴(GemOX) 병용요법과 리툭시맙-GemOX 병용요법을 비교한 STARGLO 연구의 2년 추적 결과는 컬럼비군이 리툭시맙군 대비 사망 위험을 41% 낮춰 1차 평가변수인 전체 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완전 관해(CR)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컬럼비군에서 58.5%로 리툭시맙군 대비 2배 이상 높아 의미있는 치료 혜택을 보여줬으며, 컬럼비군의 80% 이상이 치료 종료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진 교수는 "2차 이상에서 사용하는 치료제로는 CAR-T 치료제도 있다. 이중특이항체와 CAR-T는 서로 특징이 다르다. CAR-T는 T세포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치료하지만, 컬럼비와 같은 이중특이항체의 경우는 몸 안의 T세포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두 치료제는 상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CAR-T 치료제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크고, 절차가 복잡하다. 이중특이항체는 접근성이 좋고, 병용이 가능하며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서로 명확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 상황에 맞춰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로슈 DLBCL 치료 전략 미디어 세미나 현장. 사진=조해진 기자
한국로슈 DLBCL 치료 전략 미디어 세미나 현장. 사진=조해진 기자

김 교수는 이처럼 다양한 치료 옵션이 가능해진 것은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약이 있음에도, 아직 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높은 치료 비용으로 인해 여전히 치료 접근성 개선에는 시일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다행히 폴라이비가 최근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고 하지만 아직 급여가 된 것은 아니다. 오늘도 4기 DLBCL 환자와 진료를 보는데 폴라이비를 쓰는 것이 적절해 보이는 환자였다. 아직 비급여 상태여서 치료 비용이 너무 높은 상황이지만, 급여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다.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내일 만나기로 했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직접 겪은 사례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카테고리 1로 인정받은 표준요법으로 급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급여가 보장될 필요가 있다"며 "환자들이 1차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고, 혹여 재발이 되더라도 완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우리나라 DLBCL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조속히 향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강현주 한국로슈 Access & Policy 클러스터 리드는 "폴라이비는 1차 치료로 암질심을 통과해 신속한 보험 적용을 위해 노력 중이다. 컬럼비는 2차와 3차 치료를 포함해 현재 심평원과 협의 중"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승훈 한국로슈 메디컬 파트너십 클러스터 리드는 "신약 불모지로 악명이 높았던 DLBCL에서 다양한 치료 옵션과 데이터를 소개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로슈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치료제 개발 단계부터 환자의 치료 여정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혈액암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 경험과 혁신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넓혀가는 여정을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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