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의약품 처방 과정에서 명칭, 외관 등이 유사해 발생하는 오류가 있다. 해당 오류를 보건의료 관련 개인 실수가 아닌 의약품 관련 시스템 문제로 다루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선영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유해물질분석과 연구원은 "의약품 유관기관들이 LASA(Look-Alike, Sound-Alike) 오류로 인한 환자 위해 발생을 최소화하려면, 상품명을 정할 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기존 의약품 목록과 유사성 검토 등 사회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1회 규제과학 연구 우수논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 연구원은 최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023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관련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제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에 등재된 전체 의약품 2만3427개 중 용량표기 유사 의약품인 Look-Alike는 526개(2.6%)다. 음절 유사 의약품인 Sound-Alike는 656개(3.23%)다.

LASA 위험이 존재하나, 한국은 새로운 상품명 등록 시 유사 명칭 혼란을 줄이기 위한 별도 지침이 없다. 상품명 기준으로 의약품을 처방 및 조제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성분명 표기 관련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

박 연구원은 "의료기관 의약품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에 투약 오류 예방을 위한 권장사항이 있으나, LASA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보기엔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제품명 발음이 비슷한 의약품, 외관상 모양이 비슷한 의약품은 구분해 보관하라는 내용이다.

LASA 오류에 관한 다른 연구도 존재한다. 투약 오류 4건 중 하나는 LASA 오류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많은 약들이 의사, 간호사, 약사가 혼동할 정도로 외관이 유사하거나 비슷하게 들리는 이름을 갖고 있어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는 LASA 관련 시스템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일례로 미국 18개 응급실에서 수집한 사건 보고서에는 특정 의약품 사고 중 약 6.2%가 LASA 오류로 발생했다고 나왔다. 항생제 투여 대신 외관이 유사한 거담제 투여로 환자 염증이 악화된 사례도 있다.

박 연구원은 "여러 연구들이 LASA 위험성을 설명했고,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준 것처럼 잠재적인 LASA 오류 위험을 가진 의약품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약품 사용 오류 발생 시 잘못 조제한 약사 등 개인을 처벌하는 게 오류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새로운 상품명을 등록할 때 유사 명칭 혼란을 줄이기 위한 별도 지침이 없어 LASA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오류가 개인 잘못이 아닌 시스템 자체로부터 발생한다는 문화와 의약품 사용 관련 주체들이 오류를 최소화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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