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종료 후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수가 불균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현재라도 이렇게 시작하지 않으면 결국은 끝내 시작할 수 없다. 어떤 정책이든지, 개선과 조정이 이뤄지면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 있고,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를 호도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정심에서 '외과 계열은 손해다. 외과를 무시하는 것이냐'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는 무시할 이유도 없고, 무시할 수도 없다. 이번 조치로 분명 유리한 과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전문과목 간에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선 수가 개선 방안을 조만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부대의견을 추가한 것은 그러한 이유"고 강조했다.
이같은 정부 입장은 이날 건정심에서 제기된 의료계 주장에 따른다.
이날 진행됐던 건정심에서는 내년도 의원 유형 환산지수를 올해 대비 0.5% 인상한 94.1원으로 결정했다. 대신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해 초·재진 진찰료를 각각 4% 인상했다. 기존대로라면 환산지수 인상만 이뤄져야 하지만,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해야 할 재정 일부를 빼내서 현재 저평가돼있는 의료행위에 집중 투입키로 결정한 셈이다.
이는 획일적 인상구조로 인해 행위 간 보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부는 재정운영위원회 부대의견을 참고한 만큼, 부적절한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날 건정심에 참석한 의료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외과계에 불리하며, 전문과목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수가만 인상하는 것은 유형 간 불균형을 왜곡시킨다고도 했다.
이에 건정심은 '외과계 의원에 대한 수가 개선방안에 대해선 관련 의사회 등 협의를 거쳐 조속히 마련하도록 한다'는 부대의견을 의결했다.
이중규 국장은 불균형을 주장하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점을 재차 피력했다.
이중규 국장은 "갈라치기가 아니다. 기존 문제인 수가 불균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균형적으로 이익이 분배될 수 있다는 말씀은 못 드린다.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이익이 더 있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수가 불균형은 늦출 수 없는 문제"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는 재정운영위가 권고한대로 한 것이고, 단체분들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분들도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전문가분들 사이에서 다른 대안도 제시되긴 하는데 법을 고쳐야 되는 문제도 있어서 쉬운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대한 균등하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조정코자 한다. 그래서 이번 조치 후에도 별도 대책을 만들고자 한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는 의료개혁특위에서 전반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하반기에 발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