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GC녹십자가 대표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ALYGLO)'를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회로 삼을지 주목된다. 원료 비용 차이로 미국 혈액제제 약가가 높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인 데다, 미국 내 약가는 국내 약가 대비 6.5배 높다.

이에 GC녹십자는 ▲고마진 가격 정책 ▲환자 접근성 향상 ▲계약 최정화 등 3가지 전략을 핵심으로 삼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 국내 최초로 국산 혈액제제를 미국 내 자회사 GC Biopharma USA를 통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 진출시킨 바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에 "최근 국내 혈액제제 기업들이 영업이익, 순이익 등에서 적자를 나타내다보니 지난 5월 정부가 혈액제제 약가를 인상했다"면서 "약가 인상 효과와 함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에 공급하기 시작한 만큼, 해당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기업의 영업이익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미국으로 보냈으나 아직 정식 출시를 한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긴 어렵지만, 미국의 약가가 한국보다 6.5배 높은 만큼 국내에서 혈액제제가 올리는 수익성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가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GC녹십자가 알리글로를 통해 올해 하반기 목표로 하는 매출은 연결기준 5000만달러(686억원)이며,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미국 진출 5년인 2028년에 3억달러(4113억원)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지난 6일 발행한 리포트에서 GC녹십자의 알리글로 수출에 대한 실적이 3분기부터 반영되면 매출 및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해, 올해 매출액 1조7373억원, 영업이익 6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8%, 8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혈액제제 약가와 미국 혈액제제 약가가 차이가 큰 이유는 원료(혈장) 비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국내 혈액제제 생산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는 편"이라면서 "혈액제제의 원료인 혈장을 적십자로부터 구매할 때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사들이고 있다. 다만, 낮은 가격에 원료를 구입하는 만큼, 혈액제제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것이 조건"이라고 한국의 혈액제제 약가가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해외로 수출하는 혈액제제의 경우는 해당 국민의 혈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혈장을 수입해야 한다. 이 경우 원료 구매비용이 국내 혈장보다 높다.

즉, 미국에 혈액제제를 수출하려면 미국인 혈장을 써야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혈장을 구매해 혈액제제로 생산한 뒤 다시 보내게 된다. 원료를 수입하는 금액이 국내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미국 약가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 훨씬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GC녹십자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혈장을 적십자에서 구매하는 금액은 1L당 12만3802원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수입 혈장의 경우 약 189달러(12일 기준 25만9308원) 선에서 구매 중이라고 밝혔다. 즉, 국내 혈장 구매 비용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특수 혈장으로 넘어오면 원료 구매 비용은 더욱 크게 차이가 난다. 파상풍 면역글로불린(TIG),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HBIG)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해외에서 수입하는 특수혈장의 가격은 1L당 각각 41만6830원, 63만7626원으로 국내 혈장 가격 대비 3배~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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