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국산 신약 37호 '자큐보정20mg'(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 출시가 머지않았다. 자큐보를 비롯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을 개발한 기업들은 경쟁보다 시장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9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결정신청 약제 요양급여 적정성을 심의했다. 약평위는 해당 심의에서 자큐보정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약업계 일각에선 자큐보정이 이르면 내달 요양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을 엿봤다. 제일약품이 올해 자큐보정을 출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약평위가 제시한 가격을 수용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국산 신약을 개발한 회사에서 의약품 조기 출시 및 판매를 위해 약평위가 제시한 약가를 받아들인 바 있다"며 자큐보정 연 내 출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약가 관련 질문엔 말을 아꼈으나, 자큐보정 출시가 임박했다는 걸 드러냈다. 업체 관계자는 "POA(Plan of Action)도 했고 출시를 앞두고 있으니, 자체적으로 영업마케팅 등 여러 전략을 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 영업 및 마케팅 임직원 400여 명과 자큐보 판매 전략 및 목표를 공유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임직원은 다양한 주제로 토의하며, 영업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일약품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건 P-CAB 계열 의약품 영향력 확대와 연결된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국산 신약끼리 서로를 경쟁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윈윈(win-win)'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소화기 용제 시장 확대가 (P-CAB 계열 의약품을 개발한 회사에서 바라는) 공통적 목표이기 때문에, 경쟁하기보다 시장 전체 파이를 늘리는 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사용된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가 있었지만,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이 나오면서 PPI가 어느 정도 갖고 있던 단점을 보완해 시장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P-CAB 계열 국신 신약 30호 '케이캡정'(테고프라잔)과 국산 신약 36호 '펙수클루정'(펙수프라잔염산염)을 판매 중인 HK이노엔, 대웅제약도 제일약품 관계자가 언급한 내용과 유사한 답변을 내놨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소화기 용제 시장에서 P-CAB 비중이 20% 정도까지 올라오긴 했는데, PPI 비중이 훨씬 더 큰 상황"이라며 "(동일한 계열 신약에 대해) P-CAB 시장을 키우는 파트너로 생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한 제약사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양성자 펌프 억제제 외래 처방 금액은 695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외래 처방 금액은 2716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P-CAB 계열 신약이 같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PPI가 갖고 있는 모든 적응증을 P-CAB이 대체할 수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으나, P-CAB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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