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증원된 인원과 복귀할 의대생들을 합쳐서는 수업이 불가능한 만큼 증원 철회를 통해 의대생 복귀를 유도하고, 이에 더해 기존 정원도 축소해 교육여건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학사운영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25학번을 받지 않은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된다.
A의과대학 교수는 지난달 31일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교육부에서 총장들에게 조건없이 휴학 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이 휴학 신청을 했을 때 그것을 막는 것은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현 상황에서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입생을 안 받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의대 진학을 꿈꿔왔던 수험생들에게 그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학교만 신입생을 안 받는 것도 아니고, 전체 의대가 신입생을 안 받는 것은 사회적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본다면, 증원 철회를 전제로, 기존 정원을 축소해 신입생을 받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더라도 24학번이 복귀했을 때 교육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복귀한 학생들과 신입생들을 함께 수업하면서 진급시킬 때 일정 규모는 유급 조치를 해서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사이 과학적 수급추계를 통해 우리나라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도출된다면 이에 맞춰 향후 의대정원 증원 또는 감축 규모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또다른 방안으로는 11월에 정부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취소해 의대생이 복귀하면, 진급을 목표로 각 대학별로 교수들의 1.5배 이상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말했던 5.5년제로 졸업시키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증원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의대생들의 복귀를 장담할 수 없고, 신입생들을 받는다고 해도 증원으로 인해 파괴된 교육환경 속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돼 그들도 휴학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같은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11월 달 현재, 넉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생들이 복학을 해도) 1년에 해당되는 의과대학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급을 시키는 게 맞다고 봤다.
또 대학교 1학년 학생이 기존 3000명에다 증원하는 1500명, 유급하는 1500명까지 합쳐서 7500명을 가르쳐야 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의과대학에서 7500명을 가르칠 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실 일본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일본 (도쿄대) 의과대학 69학번이 없지 않나. 그러니까 여러 가지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도저히 교육을 시킬 여건이 안 돼서 결국은 69학번 입시를 없앴다"며 "우리나라에서도 25학번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교육여건에서는 7500명의 의대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들은 제대로된 의사로 양성될 수 없고, 이로 인해 오히려 의사수 감소 가능성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