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차손 제도는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경우, 법차손이 자기자본 50%를 3년 간 2회 이상 초과하게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을 말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된다.
이 때문에 바이오 업계에서는 사업 지원을 위한 제도완화 등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셀리드는 지난 3월 베이커리 업체 포베이커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포베이커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셀리드가 포베이커를 인수한 것은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셀리드는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지난 4년 간 매출이 거의 없어 지난해부터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었다.
강창률 셀리드 대표는 매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인수라고 간담회에서 직접 밝히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증대와 사업 및 영업 경쟁력 강화 등 사업 시너지 극대화라고 언급했으나, 회사가 매출 문제에 직면했음을 인정했다.
셀리드는 올해 3분기 개별기준 누적 매출 2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회사는 내년에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 및 상업화 목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기업인 올리패스도 지난 3월 관리종목 지정우려 종목으로 지정됐다. 회사는 매출 확보 차원에서 부동산 임대업에 나섰으며, 기존 바이오 사업과 무관한 매출 사업을 추가 확대해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에 지난 5월 경기 수원에 위치한 민간 임대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현재 자금조달 등의 사유로 임대아파트 매입이 연기된 상태다. 잔금 지급일은 내년 1월로 미뤘다. 임대아파트 인수 총 금액은 717억원이고 ,이 중 보증금 617억원을 제외하면 인수금은 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올리패스는 올해 최대주주가 변경돼 경영 변화가 예상된다. 최대주주에는 재생의료 바이오 소재 전문기업인 제노큐어가 올랐다.
압타바이오는 매출 요건 충족을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펫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신사업을 통한 수익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신사업 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 7월 건기식 제조판매업체 에프엠더블유에 투자를 단행했다.
다행히 상반기에는 눈에 띄는 매출 성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8억원, 6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실적 회복과 동시에 기존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한다는 목표다. 현재 당뇨병성 신증과 조영제신독성,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등 주요 파이프라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임상 2b상을 승인 받았다.
법차손 위기에 놓였던 또 다른 바이오 기업은 카이노스메드다. 카이노스메드는 2020년 상장했으며, 재무 상황 악화로 인해 관리지정 종목 위기에 처했다. 매출 요건 충족을 위한 방안으로 회사는 외부 투자를 선택했다.
이달 투자 유치에 성공해 UN산하 국제기구 투자사 등으로부터 167억원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로 카이노스메드 최대주주는 쉬론글로벌그룹(Chiron Global Group)으로 변경되며 지분율을 20% 정도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자본 시장에서 우려했던 재무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면서 "재무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적, 기술적 가치가 저평가됐으나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기존에 개발하고 있는 다계통 위축증(MSA)에 대한 'KM-189' 임상시험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임상 2상 유효성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 파킨슨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한편 바이오 업계에서는 법차손 기준 완화 등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바이오 특례상장기업의 경우, 일반 상장과 달리 상장 이후 장기간의 자본투자가 필요해 재무성과 개선에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례상장 취지를 고려해 법차손 및 매출액 기준 등 요건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바이오협회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