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의료계에 따르면 43대 의협회장 선거 첫날 투표율은 오후 6시 기준 33.19%로 확인된다. 투표권을 가진 회원 5만1895명 가운데 1만7226명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는 지난 선거와 대조적이다. 의정갈등 초기인 지난해 3월 42대 회장 선거는 회원 관심을 모으며 첫날부터 투표율 50.18%를 넘겼다.
반면 지난 2021년 41대 회장 선거는 첫날 33.36%를, 40대 회장 선거는 첫날 26.64% 투표율을 기록했다. 의정갈등은 현재진행형임에도 평시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의료계에선 이번 선거에 큰 기대가 없다는 반응도 확인된다.
먼저 대학병원 교수들은 크게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회장 선출이 문제 해결로 연결될 수 있겠냐는 회의감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 A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주변 교수들이 특별히 이번 선거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화 상대가 없다는 점에서 당장 회장 선출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제기했다. 의료개혁을 밀어붙이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A 교수는 "사실 누가 와도 대화 상대가 없는데, 새 집행부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다"며 "다만 의협이 돌아가는 사정을 아는 분이 되면 좋겠다. 합리적 회장이 선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병원 B 교수도 주변에서 회장선거에 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관심이 높지 않은 만큼 정책보단 인지도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B 교수는 "교수들 절반은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라며 "의사들은 항상 아는 사람을 찍는다. 후보들 인지도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원가에선 현안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내놓는 후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C 지역의사회장은 현안을 해결할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해야 하는데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이 정시로 이월됐으나 방향을 제시하는 후보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2025년 입시는 마무리되고 있어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하겠다거나,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실적 이야기를 하면 공격 받고 선거에서 떨어질 것을 우려해 원점 재논의 같은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 지역의사회장은 "과거엔 회원들이 회장 선출 기준을 물으면 확신을 갖고 말해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냥 마음에 드는 후보를 찍으라고 한다"며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공의의 경우 이번 선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한 후보 공약이 겹치는 측면이 있어 특정 후보에게 표가 몰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D 사직 전공의는 "임현택 전 회장은 본인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고, 우리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면서 "본인이 나서기 보단 함께 나설 수 있는 후보에게 전공의 마음이 기울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에게 물어보면 개인마다 선호하는 후보가 다르다. 전공의 표가 특정 후보에게 몰릴 것 같진 않다"면서 "전공의들에게 누가 유력하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