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의료계에 따르면 43대 의협 회장 선거에 대한 회원 기대감이 낮다는 회의적 시각이 확인된다. 해를 넘긴 의정갈등에 체력적·정신적으로 지친 가운데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국면에서도 의료개혁 의지를 이어가면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1차 선거 투표율에서도 확인된다. 43대 회장 선거 1차 투표율은 56.45%를 기록했다. 지난해 치러진 42대 회장 선거 투표율인 66.46%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의정갈등 상황을 풀리지 않은 채 그대로인데, 1년 사이 회장 선거 투표율은 10.1%p 하락한 것이다.
의정갈등 초기로 갈등이 첨예했던 42대 회장 선거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지난 41대 회장 선거가 52.27%, 40대 회장 선거가 48.96%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기존에 오르던 3~4%대 향상이 반복된 셈이다.
한 중소병원 봉직의는 "의정갈등이 지지부진하니 아무래도 주변 관심이 떨어진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신임 의협 회장은 의정갈등 해결에 앞서 의료계 구심점으로서 회원을 결집시키는 역할도 숙제로 안게 됐다.
의협 회장 선거 결선에서 맞붙게 된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는 7일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태를 풀어 구심점 역할을 하겠단 구상을 밝혔다.
먼저 결선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원칙에 기초해 잘못된 정책을 중단·재평가하고 재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사태를 풀어나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정부가 잘못된 의료개혁을 표방하고 추진하던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임에도 중단 없이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의료대란으로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국민 건강을 도외시하는 정책 강행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태도로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 의지가 없다면 의료계 역시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정책으로 의료현장 모든 것이 뒤틀리고 의사도 배출되지 않는 혼란을 초래했다면, 재평가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려면 그들이 요구한 부분에 대한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모든 것을 재논의할 장이 열려야 한다. 일방적 정책 강행은 지난해 2월과 같은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선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교수 직역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 태도 변화를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도의사회장들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전국 단위 집회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속으론 부글부글 끓는데 지나치게 조용해 패배의식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1년전과 같은 열기가 있는데 결집시키지 못했을 뿐이란 점을 외부에 표출하기 위해서라도 전국 단위 집회가 필요하단 설명이다.
주 후보는 "이제는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만 밖에서 희생하는 것은 두고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제자들을 두고만 봐선 안 된다. 교수 직역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와 주 후보는 회장 선거 투표율은 대외적으로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엔 의견을 같이하며 결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정부와 정치권에 강한 메시지를 내려면 회원이 단합되고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회장 선거 투표율"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야 의협 대표성을 확립하고 힘을 실을 수 있다. 관심과 애정을 갖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 후보는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며 "의협 회장 선거 투표율이 높아야만 의료계가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43대 회장 선거 결선 투표는 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투표는 8일 오후 6시 마감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