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GC녹십자와 파브리병 치료제를 혁신신약으로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성과가 주목된다.
10일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브리병 치료제 'LA-GLA(HM15421)'에 대한 국내 임상 1/2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은 파브리병 환자를 대상으로 LA-GLA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공개, 용량 범위 임상시험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은 미국과 한국, 2개국에서 각각 진행하게 된다"면서 "이번 신약은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미국 FDA에서 임상 1/2상을 허가 받았다. 해당 임상을 통해 LA-GLA 안전성 뿐만 아니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등을 평가하게 된다.
회사는 LA-GLA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월 1회 피하주사요법'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 1세대 치료제는 2주에 한 번, 월 2회 병원에 방문해 오랜 시간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정맥 주입에 따른 치료 부담, 진행성 신장질환 억제에 대한 효능 부족 등이 한계점으로 꼽혔다.
반면 LA-GLA는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로 기대되고 있다. 비임상 시험을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기능과 혈관병, 말초신경장애 개선 등에서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LA-GLA는 우수한 세포 내 약물 안정성을 바탕으로 파브리병 환자의 신장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족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기전을 입증했다. 동시에 말초감각 기능과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을 유의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FDA는 지난해 5월 LA-GLA를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약허가 과정에서 심사비용 면제와 세금 감면, 동일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허가 승인 시에는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주어진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이며 리소좀 축적질환(LSD)의 일종이다.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가 결핍되면서 발생한다. 체내에서 처리되지 못한 당지질이 계속 축적돼 세포 독성과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가 손상되고 사망에 이르는 진행성 희귀난치 질환이다.
업계에 따르면 파브리병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파브리병 환자 수는 150명 정도로 알려져있다.
국내 기존 치료제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효소대체요법 치료제 '파브라자임주(아갈시다제베타)'와 다케다제약의 '레프라갈주(아갈시다제알파)' 등이 있다. 경구용 치료제로는 아미커스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갈라폴드(미갈라스타트)'가 있다. 국내에선 한독이 독점 판매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