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오는 3월 전 의료대란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역효과만 불러온 것으로 확인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빠진 사과 역시 진정성을 떨어트렸고, 어정쩡하게 한발 물러난 듯한 모습은 정부가 마음이 급하단 인식과 함께 지금은 얻을 게 없다는 계산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14일 A 사직 전공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0일 정부 발표에 대한 전공의 사회 분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A 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전공의 사회 내부에 협상 필요성을 아젠다로 던지려면 전공의가 민감한 의료개혁 과제를 중단하거나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하는 등 걸맞은 카드가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제안 없이 이미 2025년 의대정원 증원은 되돌리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2026년 의대정원을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잔 것은 '아무것도 주지 않겠다'란 메시지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사과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를 향한 감정적 골은 각종 명령으로 전공의 압박을 주도한 박민수 차관이 핵심인데, 정작 박 차관은 빠진 사과였기 때문이다. A 사직 전공의는 "박민수 차관 혼자 사과했어도 훨씬 반응이 좋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알맹이는 없이 한발 물러난 듯한 입장과 핵심이 빠진 사과는 전공의들에게 두 가지 메시지로 전달됐다. '정부가 마음이 급하구나'와 '지금 들어가면 얻을 게 없다'는 메시지다. 결국 오는 3월 전 정상화를 위한 기로에서, 핵심 직역인 전공의들이 한층 강경하게 뭉치는 계기만 만든 셈이다.

B 사직 전공의 역시 이번 발표 이후 정부가 사태 해결을 약속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입장에선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이미 1년을 손해본 상황에서 두 달 더 버티는 게 대수냐'란 반응이다.

그는 "발표를 보면 3월 전 사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다"며 "그저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의료계도 달라진 상황에 맞는 새 요구를 선제적으로 제시, 압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C 사직 전공의는 전공의 사회가 대화나 해결보단 복귀할 상황은 아니라는 데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7대 요구안이 나온지도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정부 발표 역효과로 단일대오 결속을 재확인했으니, 변한 상황에 맞는 명확한 주장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C 사직 전공의는 "사태를 일으킨 정부가 책임지고 수습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의료계도 현 상황에 맞게 얻을 건 얻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은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의협과 대전협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으니 명확한 주장을 선제적으로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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