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료계에서는 김택우 의협 회장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비공개 회동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21일 의협은 이 부총리와 김 회장 만남이 언론에 공개되자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나타냈다. 비공개 만남을 공개하며 신뢰를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이주호 부총리는 교육에 대한 대책도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선 평가가 나뉜다. 먼저 대화 가능성 자체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비공개 회동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공의들도 동요가 없는 분위기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부회장으로 회무에 참여하면서다.
A 사직 전공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대화 시도가 이뤄졌단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 부총리에게 의료 문제를 일임한다거나, 대통령실-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사이 갈등이 있다는 언론 보도로 미뤄볼 때 이 부총리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보겠단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전공의 사회에서도 부정적 시각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것을 보며 박 비대위원장 심중을 믿어보는 분위기다.
대화를 위해선 내부 협상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내부 소통이 필요하나, 내부에서도 회동 사실에 대한 사전 인식 여부가 갈리는 것은 문제란 지적이다.
의협 회무 경험이 있는 B 전 임원은 회동에 앞서 협상안을 만드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부안을 먼저 만들고, 이후 협상안이 나왔을 때 회원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B 전 임원은 "대화는 원하는 것과 줄 수 있는 것을 정하고 고려해야 하는데,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협상안과 마지노선 없인 어떤 것도 얻기 힘들다"면서 "대관과 언론 대응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화 여부엔 문제가 없지만, 소통 방식에서 발생한 문제란 지적도 있다. 의협 회장이 정부 장관을 만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공개된 데 대한 반발 입장만 낸 점은 문제란 시각이다.
C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회장이 장관을 만난다고 공개된 운동장에서 만나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얼마든 비공개로 만날 수 있지만 문제는 풀어가는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마치 들키지 않아야 할 것을 들킨 것처럼 대응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만든 셈"이라며 "회동 취지나 목적만 회원들에게 설명했어도 아무런 잡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D 지역의사회장은 회무 초기 해프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소통창구는 확장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D 지역의사회장은 "만약 취임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문제가 커졌겠지만, 아직까지는 회무에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이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일일이 전체 상임이사나 시도의사회와 논의하고 협상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소통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