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진제약이 공시한 '주주총회소집 결의'에 따르면, 회사는 내달 21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자 2명을 신규 선임하는 '이사 선임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공시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내달부로 임기가 끝나는 최용주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기재하지 않아서다. 최 대표는 2019년 3월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사장)에 오른 후, 5년여 간 경영 전면에서 삼진제약을 이끈 인물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최용주 대표는 내달 임기 만료에 따라 등기임원(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최 대표 퇴임 후 거취를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2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최 대표는 2017년 부사장을 거쳐 최근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삼진제약 외형 확대를 견인한 바 있다. 공시 자료에서 나타난 삼진제약 영업 실적은 최 대표 경영 성과를 보여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진제약 매출액(개별 재무제표)은 최 대표가 취임한 2019년과 2020년에 전년 대비 2년 연속 감소했으나, 2021년을 비롯해 2022년과 2023년에 성장을 거듭했다.
매출액 증가 흐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삼진제약은 지난 3일 공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2921억원 대비 5.6%(163억원) 증가한 308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매출액 3000억원 고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에 힘썼다. 삼진제약은 최 대표가 취임한 후 약 400억원을 들여 서울시 강서구에 마곡연구센터를 준공했으며, 판교 중앙연구소와 본사 연구개발실을 확장 이전했다.
이 회사가 연구개발 투자하는 비용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진제약 R&D 비용은 2022년과 2023년에 전년 대비 늘었으며, 지난해 3분기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 퇴임에 따라 주목받는 인물은 최지현 사장(사내이사), 조규석 사장(사내이사), 조규형 부사장(사내이사), 최지선 부사장(사내이사) 등 오너 2세다. 이는 삼진제약이 경영 승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최지현 사장과 최지선 부사장은 삼진제약을 공동 창업한 최승주 회장 장·차녀로, 지난해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 기준, 두 인물은 각각 영업·마케팅·R&D 총괄, 경영관리 본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조규석 사장과 조규형 부사장은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조의환 회장 장·차남이다. 두 인물은 최지현 사장·최지선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사장과 부사장에 올랐으며, 각각 경영관리·생산 총괄과 영업 총괄 본부장 업무를 추진 중이다.
관련업계는 최지현·조규석 사장을 최 대표 빈자리를 채울 오너 2세로 점치고 있다. 최 사장은 2009년 삼진제약에 입사 후 영업·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조 사장은 2011년 입사해 경영관리·기획·회계 등 업무를 진행했다.
이들이 삼진제약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한 시점은 2023년이다. 당시 삼진제약은 정기주총에서 최지현·조규석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변화를 알렸다.
최지현·조규석 사장은 지분 승계도 진행 중이다. 최지현 사장은 2020년 최승주 회장이 30만주를 증여해, 지난해 3분기 기준 33만8692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규석 사장은 2021년 조의환 회장에게 25만주를 증여받아, 42만5000주를 보유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