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학교와 의료현장으로 복귀한 의대생과 전공의를 상대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상정보 유포와 조롱 등이 반복되며 의료계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도제식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교육 특성상 이 같은 불신과 분열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교육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복귀한 충남대의대생 약 70명의 이름 등 신상정보가 유포되면서 이들을 조롱하는 폭언 등 집단 온라인 린치가 가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메디스태프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공의·의대생 사직 및 휴학 사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 등을 통해 복귀한 전공의·의대생 신상을 공개하고 모욕 및 비난의 글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의사로 성장해야 할 학생과 전공의들 간에 갈등상황을 놓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A의대 교수는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특정 의대생이나 전공의의 신상을 공개하고 조롱하는 행위는 명백한 가해이자 범법 행위로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의료계 내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집단 간의 관계 전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복귀한 전공의를 비판했던, 또는 비판을 방관했던 전공의들이 올해 3월과 이달 복귀하면서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경험한 전공의들이나 의대생들의 유대감이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공의 간, 의대생 선후배 간,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가 과거처럼 유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으며 이는 도제식 교육을 기본으로 하는 의학교육의 특성상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신상정보 유포와 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의료계 내부에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직전공의 B씨는 "온라인상에서 개인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떠나 의료계 내부에 갈등 구조가 형성된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도 교수, 전공의, 개원의 등 각 직역 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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