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본격적인 신약개발에 나선다.

신규 설립될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의 적극적인 '라이선스 인(기술도입)'을 통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13년간 쌓아온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단순·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오는 10월 설립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주사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도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이전한다.

향후 바이오 투자지주회사로서 성장성이 높은 신약개발 사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전부터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개발 사업을 분리할 거란 예측이 제기돼왔다.

각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리가 절실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선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인한 고객사 확보에 제한이 걸린 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로서도 모회사 주력 사업으로 인해 신약개발을 적극 실행하기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니즈가 맞아떨어져 인적분할에 나선 셈이다. 여기에 국제 통상 환경 변화나 약가 인하 등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리스크 요인을 해소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삼성이 신약개발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회사 체급을 완성했다는 점도 이번 분할 이유로 꼽힌다.

실제 신설법인이 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1000억원과 투자자산 약 3조2650억원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이 각각 약 0.65와 약 0.35로 분할되면서다.

현금성 자산은 1000억원에 불과하지만, 투자자산을 활용한 현금 조달에 나선다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술거래 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3조원이란 돈은 될성부른 신약 후보물질 구매는 물론 국내외 바이오텍 인수합병(M&A)까지 노려볼 수 있는 큰 액수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인 J.P. 모건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지출한 기술이전 계약금 중간값은 2023년 2분기 기준 8300만달러(한화 약 1130억원)다.

삼성으로선 항체약물접합체(ADC)나 유전자치료제, 방사성의약품 등 신규 모달리티가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적기가 될 수 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꾸준한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신약개발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하드리마', '에피스쿨리' 등을 성공 출시하며, 세계 탑 5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성장했다.

여기에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0종 이상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구체적인 사업 비전은 법인 설립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 개최 등 절차를 거쳐 10월 1일로 예정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22일 열린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간담회에서 "인수합병(M&A) 및 벤처 투자 등으로 신규 투자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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