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새로운 대전협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임총이 9월 복귀를 염두에 둔 비대위 구성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새 비대위의 방향성에 따라 의대생과 전공의가 더욱 하나로 뭉치거나 각자의 노선을 채택하는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이날 사퇴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김은식,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한성존,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김동건, 고려대학교의료원 전공의 대표 박지희가 공동 입장문을 통해 공석이 된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를 26일 개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입장문에서는 9월 전공의 모집 시작인 내달 말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와 투쟁 지속을 통해 붕괴된 대한민국 의료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대전협 임시 대의원총회를 앞두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조직 재정비가 아니라 9월 복귀를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은 아닌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특히 새롭게 구성되는 비대위 위원들이 원하는 방향성에 따라 향후 투쟁 노선 등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조병욱 미래의료포럼 정책정보위원장은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 선출되는 비대위 집행부가 어떤 성격을, 어떤 지향점을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결정되겠지만 임시총회를 요구한 4명의 대표들이 밝힌 입장문에 보이는 방향에 따르면 9월 복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결국 9월 복귀를 위한 비대위를 세우려는 게 아닌가 추측되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전공의들이 9월 복귀에 무게를 둘 경우 의대생들도 함께 수업 참여 및 학업 복귀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출되는 대전협 비대위와 기존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대위 간의 관계 설정에 달려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조 위원장은 "박단 위원장이 있었을 때는 전체적인 의대협 비대위의 컨센서스가 대전협을 따라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박단 위원장이 사직한 현 상황에서는 의대협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단할 수 없다. 즉 새롭게 출범하는 대전협 비대위와 같은 방향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 더 강경한 노선이나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늠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사퇴와 새 비대위 구성 움직임이 의대협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의대생들 사이에는 장기화된 휴학과 수업 거부, 그로 인한 유급 등으로 인해 강경 투쟁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선우 의대협 대표에 대한 리더십 논란과 내부 균열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아직은 복귀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사직과 이에 따라 새 비대위를 꾸려 정부와 협상에 나서려는 다른 병원 전공의 대표들의 움직임은 의대생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이선우 대표가 국회를 방문해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 등과 만나 해결 방안을 모색한 점 등을 볼 때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일정 부분 수습하고 의대협의 요구를 관철시킬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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