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참여했던 전공의 출신 임원 5명이 일괄 사퇴를 선언했다. 의료계의 강경 대응을 상징해온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결단이 신호탄이 된 셈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5일 SNS를 통해 "의협 부회장 박단, 정책이사 김민수, 기획이사 김유영, 기획이사 박명준, 국제이사 이혜주 등 5인이 의협 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수련병원을 떠나 의협 집행부에 합류한 인사들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23년 8월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된 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이 공식화되자 협회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대응을 이끌어 왔다. 올해 초 출범한 김택우 의협 집행부에서는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전공의 중심의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대형병원 전공의 대표들 사이에서 복귀 논의가 본격화되자 그는 지난 24일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며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의협에 함께 합류한 전공의 출신 임원들도 연이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의료계 내부 분위기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같은 날 사직 전공의 및 의대생 일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을 만나 의료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감정을 걷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전협은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한 새 비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임시 대의원총회 개최를 공지하며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 정부 출범이 해법을 찾을 적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공의들의 실제 복귀 여부는 아직 신중한 기류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의 후속 조치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게다가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이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의정 대화 재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당분간 내부 공감대 형성과 전략 재정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