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병원 곳곳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진료지원인력의 역할이 병원마다 달라 일관성이 없고, 바쁜 진료에 밀려 수련의 본질이 퇴색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4일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과 사법 리스크, 제도적 뒷받침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전공의 다수가 수련 현장으로 복귀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병원 곳곳은 혼란스럽다. 수련의 본질보다는 업무 효율성이 우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련병원의 본연의 사명은 미래 의사 인력을 제대로 길러내는 일이며, 이 역할이 충실히 수행될 때 대한민국 의료의 내일이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전공의들이 직면한 가장 큰 불안으로 '사법 리스크'를 꼽았다. 실제로 2018년 발생한 신생아 뇌성마비 사건에서는 당시 전공의였던 의사에게 6억5000만원의 배상 책임이 부과되고 형사 기소까지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전공의 시절 불가피하게 맡았던 고위험 의료행위로 인해 수년이 지난 뒤에도 민·형사 재판에 휘말리는 현실은 여전히 많은 전공의들을 절망과 두려움 속에 머물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환자를 위해 장시간 근무를 감내해 왔다. 그러나 그들의 바람은 무한한 헌신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근무환경과 역량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이다.
한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이 주 52시간을 상한으로 정한 시대에 전공의들은 환자의 생명을 위해 기꺼이 장시간 근무를 감내해왔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근로환경과, 치열한 수련 과정을 마친 뒤 역량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수련 혁신 과정에 전공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수련 혁신 과정에 반드시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발언의 끝은 다짐으로 채워졌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는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성과를 이뤄왔다"며 "저희 젊은 의사들은 그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국민과 환자의 건강이 소외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