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상반기 매출액 1455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1433억원보다 1.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3억원보다 3.57% 감소한 수치다.
이 회사는 최근 5년 사이 외형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 2352억원에서 성장을 지속, 지난해엔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해 3083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3000억원대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은 이 회사 주력 제품인 항혈전제 '플래리스', 소염진통제 '게보린' 등 정제와 항생제 '타우로린', 해독제 '페르본' 등 주사제가 이끌었다. 정제 매출은 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770억원 대비 2.07% 증가했고, 주사제 매출은 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31억원보다 1.6% 증가했다.
뇌기능개선제 '뉴티린', 식욕촉진제 '트레스탄' 등 캅셀제와 소염진통제 '시푸로겔' 등 기타제형 매출은 지난해 대비 축소됐다. 캅셀제는 지난해 190억원에서 181억원으로 4.89% 감소했고, 기타제형은 29억원에서 20억원으로 31.02% 감소했다.
'하루엔진' 등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상품 매출과 원료의약품 등 기타 매출도 확대됐다. 상반기 상품과 기타 매출은 233억원으로 지난해 213억원보다 9.48% 증가했다.
제품과 상품 매출이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은 이어갔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축소됐다. 매출원가율은 59.51%로 지난해 59.67%보다 개선됐으나 판관비가 461억원으로 지난해 445억원보다 확대되면서다.
회사는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R&D에서는 AI 활용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나무아이씨티'와 손잡고 비만치료제 신약 공동연구에 나서면서다.
올해 R&D 조직에 AI 신약개발팀과 항체약물접합체(ADC) TF팀을 신설한 데 이어 실제 AI 활용에 나선 것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AI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사는 AI 신약 설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근육 보존과 장기 복용 안정성까지 고려한 치료제 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연구 협약 체결 이후 회사 홈페이지 R&D 파이프라인에는 비만과 근감소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SJN316'과 'SJN317' 등 비만 파이프라인 2건이 추가됐다.
신약 파이프라인 정비도 일부 이뤄졌다. 회사는 지난 6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4건 가운데 'SJN304', 'SJN305T', 'SJN306' 등 3건에 대한 연구를 중단했다. 사유는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사업성 악화다. MASH 파이프라인을 정비하며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추가한 셈이다.
신사업으로는 백신 유통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6월 글로벌 백신 기업 'CSL시퀴러스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백신 제품을 도입했다. 도입 품목은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쿼드'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셀박스쿼드' 두 가지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2년 추가연장도 가능하다.
회사에 따르면 플루아드는 65세 이상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면역증강제 'MF59'가 포함된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표준 백신 대비 강화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고최대 1년까지 장기적 예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루셀박스는 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이다. 세포배양 기술을 적용해 중증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도 접종할 수 있고, 실사용효과임상을 통해 일반 유정란 백신에 비해 더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
회사는 지난달 말 백신 신제품 런칭 심포지움 'VVIP Influenza Vaccine Launching Symposium'을 열고 임상 정보와 예방 전략을 공유하며 마케팅을 시작했다. 접종 시즌을 앞두고 있는 만큼 백신 사업은 성과에 따라 하반기 매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삼진제약 김상진 사장은 백신 도입 협약을 체결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협업으로 삼진제약은 치료 중심의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예방 중심의 백신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