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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서울 중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청소년 대상 최초·유일 GLP-1RA 위고비의 임상적 가치 조명' 미디어 세션을 개최하고, 청소년 비만 치료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홍용희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과체중·비만율은 남학생 43%, 여학생 24.6%로 중국·일본·대만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또한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지난해 12.5%로 증가했다.
청소년 비만에 대한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이 중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고혈압·당뇨병·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유발했거나,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학교 생활 중 힘든 상황이 발생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발표된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 의료서비스 강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비만 진료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대사질환을 동반했다.
홍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아이들의 성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 적정 체중을 유지해주기 위한 가이드를 해줘야 한다"면서 "이에 복잡한 평가 과정을 통한 진단을 거쳐 운동 치료, 식습관 교정 등의 단계적 치료들이 필요하고, 약물 처방은 이를 다 했음에도 안 됐을 때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보조요법'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위고비가 비만치료제로 알려지면서 아동·청소년 비만이 질병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청소년 비만 환자들이 사실 뒤로 많이 숨는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약물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비만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말로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들이 숨지 않고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고 '위고비'의 적응증 확대가 청소년 비만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서영성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회장)가 총괄을 맡아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발제를 맡은 홍용희 교수와 강은구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간사), 노보 노디스크제약의 줄리 브로에 오노레 시니어 CMR 디렉터, 임주옥 의학부 총괄이 함께 했다.
질의응답 총괄을 맡은 서영성 교수는 "청소년 비만은 이제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 옵션과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 복합적인 건강 과제"라며 "위고비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적절한 환자 선정과 장기적 안전성 검토를 통해 어느 때보다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치료 접근이 필요해졌다. 청소년 비만 관리의 과학적, 사회적 해법을 모색하고, 청소년들이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질의응답에서 나온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서영성 : 의사 면허가 있다면 약제를 제한하는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약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연수 평점 등 이런 것을 받아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내용이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매년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의과대학 시절 비만이라는 파트를 따로 떼서 장시간 배우지는 않기 때문에, 대한비만학회가 책임지고 계속 모니터링하며 약한 부분을 교육하고 있다.
오남용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 인터뷰 대응도 많이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는 경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 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과 약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학회에 참석을 해야 한다. 다만 이를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는 상태다.
Q. 청소년의 정서적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위고비 사용이 우울과 같은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위고비를 사용할 때 안전성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
강은구 : STEP TEENS 연구는 1년에서 1년 4개월 정도의 치료 과정을 살핀 것으로, 효과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여를 했을 때 부작용에 대해서는 사실 추가적인 연구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작용 기전이나 지금까지의 요소로 봤을 때 아주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든 약들이 생각지 못한 부작용들이 항상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계획을 잘 세우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노레 : 안전성은 당연히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노보 노디스크가 생각하는 우선 순위다. 청소년에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성인과 거의 동일했다. 세마글루티드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의 누적 사용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동11안 새로운 안전성 이슈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STEP TEENS보다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추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한국 청소년의 반응을 별도로 분석해 결과를 공유하겠다.
서영성 : 관련 연구가 누적이 되면 아마 서서히 밝혀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만약들은 항상 관련 논란이 있다. 처음에는 살이 잘 빠지면 최고라고 했지만 그 다음 이슈는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나오고, 다음으로는 암 발생률은 어떠한가, 그 다음으로 나오는 것이 정신적 문제는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가이다. 새로운 이슈가 계속 나오면 이런 부분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데, 아마 이는 장기적 연구가 이뤄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정신적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체중이 쑥 빠지면 기운도 같이 빠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게 된다. 이에 우울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싶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결과가 왔다갔다 한다. 지금 위고비의 경우는 특히 청소년에게는 아직 관련된 부분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Q. 청소년 비만의 약물 개입 시점은 BMI 기준인가, 아니면 합병증 동반 여부를 고려해야 하나.
홍용희 : 청소년 비만은 성인과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 단순히 BMI 숫자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되고, 정신 건강, 수면 무호흡, 환경적 요인 등 다면적 평가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반드시 생활습관 교정 단계를 충분히 거친 뒤,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 치료 자체는 기존의 모든 치료 단계를 거친 다음에 이뤄질 것이다. 당연히 합병증 동반을 확인한 상태에서 약물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체중이나 BMI 기준에 맞는다고 바로 처방을 하는 것은 국내 진료 지침에도 나와있지 않고, 해외 가이드라인 역시 권장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당연히 합병증 유무를 고려해서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Q. 아시아 청소년 비율을 높여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 있나.
임주옥 : 아시안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비만 환자 대상 연구는 현재 계획 중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 적응증을 추가했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 사용 시 시판 후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에 청소년 비만 환자이면서 적응증 대상이고, 위고비를 사용한 환자들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 또 다른 평가 변수들에 대한 결과를 수집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그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오노레 : 한국에서 진행할 후속 연구는 STEP TEENS보다 더 많은 환자를 포함할 것이다. 한국과 아시아 환자들이 향후 청소년 비만 치료 근거 형성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Q. 위고비 사용 후 식욕이 줄어들어 먹는 양이 줄어들면 청소년이 영양 결핍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강은구 :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욕을 억제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근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결국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따라서 반드시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비만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을 항상 강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Q. 위고비는 청소년 비만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생활습관 치료를 병행했다는 것은 대상자들에게 실제로 운동을 시켰다는 것인가. 아니면 상담만 진행했다는 것인가. 운동을 안 해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이 되면 의지가 없는 청소년의 경우 약에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홍용희 : STEP TEENS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은 생활 습관 교정이 기본 전제라는 사실이다. 또한 허가사항에도 '보조요법'이라고 쓰여있지, 치료제라고 써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약을 쓰러 올 때도 생활 습관 교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아이들에게 써야한다. 생활 습관 교정 없이 약만 써서는 되지 않는다. 진료실에서도 의지가 없는 아이들은 약을 주더라도 잘 안 듣는다.
비만 치료에서 생활 습관 교정은 너무 기본적인 부분인데 약만 부각이 되다보니 기본을 간과하게 되는 부분이 좀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전문가가 개입하는 시스템이 미비하고, 환자와 보호자 또한 인지가 약하다.
미국의 경우 병원 기관 내에 영양사가 영양 상담을 진행하고, 운동 처방사가 있는 기관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의료 환경이기 때문에, 약만 먼저 처방되는 것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Q. 청소년기 위고비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면 성인 비만 재발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나.
홍용희 : 비만은 여러 요인이 있다. 유전적인 것도 있고, 여러 환경적 요인도 있다. 영국 가이드라인에 보면 정확하게 '비만이 재발하는 건 정상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즉, 재발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생활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때 습관을 잘 만들고 약을 쓰면서 관리를 해준다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재발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근감소 부작용과 12세 미만 대상 약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강은구 : 체중이 급격하게 빠질 때 근육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생활 습관 교정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세 영양소들을 골고루 잘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비만은 몸에 필요 없는 지방이 너무 많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방량 감소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춰, 치료 반응을 평가할 때도 이러한 부분을 같이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유아시기부터 비만의 예방과 치료에 좀 더 포커스를 줘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유아 시기는 청소년과 달리 성장에 좀 더 포커스를 많이 줘야 하는 시점이고, 다른 여러 문제가 많이 동반돼 성장에 있어서 부작용이 많이 동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임주옥 : 회사 데이터로 말하자면, 체중이 감소됐을 때 대부분 지방이 많이 감소되지만 근육도 일부 감소된다. 그러나 몸의 전체적인 개선 측면에서 봤을 때 정상적이고 건강한 측면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육 감소보다는 지방 감소로 인한 건강 개선 효과가 좀 더 의미있고, 리스크 대비 더 유리하게 건강을 증진한다. 또한 아시아 환자에서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유리하다는 내용도 발표가 됐기 때문에 전체적인 건강 증진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Q. 체중이 정상화가 되면 치료를 중단해야 하나. 또한 장기 투약 시 생리불순이나 생식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 우려는 없나.
오노레 : 비만은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질환이다. 청소년기에서 비만을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평생에 걸쳐서 계속해서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항비만약제 없이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험이 많다.
비만은 월경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임신에도 영향을 준다. 비만 자체가 월경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위고비로 인한 월경 이상 반응을 확인한 바 없다.
홍용희 : 진료 중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다. 30살, 40살 됐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보호자로서 이해가 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심한 비만인 아이들은 몇십년 뒤 부작용보다는 그 사이 아이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근경색, 만성콩팥질환이 오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몇십년 뒤가 무서워서 정말 필요한 환자에 처방을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
Q. 대한비만학회 차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영성 : 질병으로 인정을 받는가 아닌가는 결국 보험급여 적용이 되느냐, 안 되느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비만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되면 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혈압이나 뇌졸중, 심근경색증, 간 문제까지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면 이러한 건강 문제들이 급감할 것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오남용 문제가 많이 이슈화 되고 있다. 좋은 치료제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부분이 너무 부각돼 버리면 실제로 치료를 받아야 될 사람들이 자꾸 숨어서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이 참 안타깝기도 하다.
이에 보험급여가 된다면 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조금은 관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남용을 하는 분들은 항상 고민이다. 마땅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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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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