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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연말 내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보험급여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급여 등재 및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코프리는 41번째 국산신약이자 기존 항뇌전증약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2차성 전신발작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뇌전증 신약이다. 동아에스티가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SK바이오팜이 개발했지만, 국내 판권은 동아에스티가 갖고 있다. 지난해 1월 양 사간 엑스코프리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국내외 30개국 허가·판매·완제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엑스코프리 판권을 가져온 데 그치지 않고, 엑스코프리 허가 심사 기간 단축까지 이끌어냈다. 허가 신청 257일 만에 엑스코프리 허가를 받아내면서다.
평균 420일 걸리던 신약 허가 심사를 295일로 단축한 식약처 의지도 있었지만, 회사 측 노력 또한 빛났다는 평가다.
동아에스티 RA(Regulatory Affairs) 부서는 엑스코프리 허가 신청 전후, 식약처와 수차례 대면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 기세를 몰아 내년 상반기까지 보험급여 등재까지 일궈내겠다는 각오다. 기존 항뇌전증 치료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도 폭넓은 치료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환자는 2022년 약 15만2000명이다. 그럼에도 뇌전증 환자 약 30%는 기존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난치성을 띠고 있다.
이 가운데 엑스코프리는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의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한 Pivotal 연구 결과, 엑스코프리정을 투여 받은 환자군의 발작 빈도 감소율은 55%, 완전발작 소실률은 21%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만성질환 신약 약가 우대 방안 필요
뇌전증 신약 급여 등재에 도전한 제약사가 최근 국내 출시조차 포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 신약과 관련한 별도의 급여 제도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2019년 3월 허가 받은 3세대 뇌전증 치료제 UCB제약 '브리비액트(브리바라세탐)'는 한때 국내 임상 현장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5개 이상 약제로도 발작 조절에 실패했던 난치성 환자들을 포함해, 임상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항뇌전증제는 브리비액트가 최초다.
이에 브리비액트는 약평위까지 무난히 통과했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브리비액트가 신약으로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대체 약제와 비교연구를 통한 우월성·비용 효과성을 입증해야 했다. 뇌전증 환자 30%가 난치성임에도 만성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뇌전증에서 직접적인 약제 비교 연구는 어려운 실정이다. 뇌전증 발생 기전이 다르고, 약제마다 작용 기전도 달라 약제 효과를 직접 비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브리비액트와 간접 비교되는 약제조차 대부분은 특허만료 된 항경련 의약품들이었다. 약가 산출 근거가 될 가중평균가에서 결국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신약 적정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UCB제약은 브리비액트 출시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만성질환 관련 신약은 항암 신약과 달리 RSA(위험분담제) 등 별도 급여 트랙마저 타질 못해 값이 싼 특허만료 약제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라며 "만성질환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선 별도 약가 우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엑스코프리는 국내보다 먼저 출시된 미국 시장에서 급격한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출시 원년인 2020년 매출 13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1년 782억원, 2022년 1692억원, 2023년 2708억원, 2024년 3487억원으로 매출은 4년 새 약 2580% 증가했다.
미국 내 뇌전증 2차 치료제 처방 수 기준으로도 엑스코프리는 2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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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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