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에이비엘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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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혈액–뇌장벽(BBB) 투과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B)'를 기반으로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와 연속적으로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플랫폼 사업화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일라이 릴리와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한 독점적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585억원, 마일스톤은 최대 3조7487억원으로 총 계약 규모는 약 3조8072억원에 달한다. 계약금은 HSR Act 등 관련 행정절차 완료 후 10영업일 이내에 지급되며, 계약금·마일스톤 모두 반환 의무가 없는 조건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단일 타깃이 아닌 '복수의 비공개 타깃 후보물질'에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릴리가 보유한 CNS 파이프라인 중 ▲도나네맙(키순라) ▲렘터네터그(LY3372993) 같은 항체 치료제 외에도 ▲siRNA·ASO 등 유전자 기반 치료제까지 최소 5개 파이프라인이 그랩바디 적용 가능 후보군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일 파이프라인 이전을 넘어 '플랫폼 통째 이전'이라는 점에서 기존 딜과 차별화된다.

또한 이번 계약 역시 MTA 없이 빠르게 계약이 체결됐으며, 플랫폼 사업화 단계를 곧바로 공동개발로 연결시킨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사노피와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 기술이전(총 1조3000억원), 올해 4월 GSK와 그랩바디-B 기반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플랫폼 계약(총 4조1104억원)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릴리 계약(약 3조8000억원)을 포함한 누적 규모는 9조2104억원으로, BBB 플랫폼 중심의 연속적인 글로벌 빅파마 딜 성사라는 점에서 시장 내 확고한 입지 형성이 확인된 모습이다.

키움증권 역시 릴리 딜 반영 후 그랩바디 플랫폼 가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플랫폼 가치 산정표에 따르면 릴리 계약분의 플랫폼 기여도가 1조2746억원으로 반영됐으며, 전체 플랫폼 가치를 5조8909억원으로 산출했다. 이는 BBB 투과 기술이 글로벌 CNS 시장에서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다.

BBB 플랫폼 수요가 커진 배경에는 기존 항체 치료제의 '고용량·정맥투여' 한계가 있다. 릴리·바이오젠·로슈 등 글로벌 기업이 이미 siRNA·ASO·이중항체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CNS로 전달하기 위한 플랫폼 확보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며, 릴리 역시 최근 STAC-BBB 등 외부 플랫폼 파트너십을 잇따라 체결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회사는 플랫폼 계약 외에도 2026년 전후로 가시적인 임상 이벤트가 집중돼 있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ABL001(담도암) FDA 가속승인 가능성(2026년 1분기) ▲ABL111 위암 1b상 데이터 발표 ▲ABL301 사노피 임상 2상 진입 ▲Grabody-B 신규 계약 1건 이상 등의 주요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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