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최인환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 기술이전(총 26억달러)과 22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BBB 셔틀 기반 CNS 신약 플랫폼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에서 다시 확인받았다. 회사는 이번 거래를 통해 단순 L/O를 넘어 플랫폼 확장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7일 기업간담회에서 "릴리는 이미 BBB 셔틀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는 상황에서도 IGF1R 기반 Grabody-B를 추가 확보한 첫 글로벌 제약사"라며 "BBB 셔틀 경쟁이 단일 타깃 중심에서 다중 타깃·다중 모달리티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GSK에 이어 릴리까지 확보하면서 Grabody-B는 비임상·임상 기반 신뢰성과 확장성을 모두 인정받은 플랫폼이 됐다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L/O 계약을 통해 계약금 4000만달러와 최대 25억62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26억달러 규모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동시에 릴리를 대상으로 주당 12만5900원에 보통주 17만5079주를 발행해 총 220억원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이상훈 대표는 이번 거래의 핵심은 단순 계약 규모가 아니라 협업 구조의 질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계약은 특정 항체나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릴리가 요청한 신규 타깃·신규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물질까지 포함한 플랫폼 계약"이라며 "GSK 딜에서 확보된 아밀로이드·타우와는 별개로, 노블 타깃 영역은 완전히 열려 있어 후속 기술이전도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후속 타깃 기반의 반복적 L/O가 가능한 다중 플랫폼 계약이라는 점에서 기존 BBB 셔틀 거래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실행 절차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의 신뢰도가 그대로 반영됐다. Grabody-B에 대한 MTA(물질이전계약)는 생략됐으며, 미국 HSR 승인 이전부터 양사는 이미 공동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릴리는 리서치 플랜을 공유하고 역할·책임(R&R)을 사전에 확정한 뒤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이전에서 계약과 실행이 거의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는 기술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형태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17일 기업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17일 기업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플랫폼 확장성도 이번 거래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ADC뿐 아니라 siRNA·ASO 등 올리고 기반 BBB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아이오니스(Ionis)와의 공동연구 비임상 결과도 확보해 논문 투고를 준비 중이다. CNS RNA 치료제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IGF1R 기반 BBB 셔틀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전략적 지분투자 또한 단순 재무투자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릴리가 확보하는 보통주는 1년간 보호예수가 적용돼 있으며, 이상훈 대표는 "비만·근육질환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에서도 양사 간 협력 가능성이 있다"며 "그랩바디 플랫폼의 적응증 확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릴리 거래는 사노피의 ABL301 임상 스폰서십 전면 이관, GSK의 4조원 규모 Grabody-B 플랫폼 기술이전에 이어 완성된 '글로벌 3사 검증 체인'으로 평가된다. BBB 셔틀 기술을 실제로 검토하거나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가 연달아 IGF1R 기반 셔틀을 선택하면서, BBB 경쟁 구도가 단일 타깃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상훈 대표는 "이번 협력은 Grabody 플랫폼의 글로벌 검증이자 후속 거래의 신호탄"이라며 "올해는 플랫폼 기반 다중 포트폴리오 확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노블 타깃 기반 후속 L/O, 올리고 기반 BBB 신약, ADC 자회사 네옥바이오의 IND 제출, ABL111·ABL001 등 임상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추진하며 플랫폼 수익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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