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2017년도 보험자 기관의 시무식 화두는 '기능조정'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미래지향적 사고로 효과적인 대응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유언비어를 뒤로하고 흔들림 없는 역할 수행을 강조했다.
먼저 건보공단은 2일 오전 원주 본원에서 시무식을 개최했으며, 성상철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외양적인 성장에 대비해 우리 내부적으로 그에 걸맞은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는 건강보험 출범 40년을 맞아 건강보장 제도가 양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으나, 앞으로 공단 직원들이 저출산, 고령화, 보건의료서비스의 ICT 융합, 보장성 강화 요구 확대 등의 변화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향상해야 한다는 요구다.
성 이사장은 "지난해 공단은 4대 중증질환·3대 비급여 부담 완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저소득층 본인부담상한제 확대 등 정책 시행에 앞장섰고, 국민참여위원회 운영, 비급여 실태 파악 등 보장성 정책의 체계적 지원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빅데이터 활용 고도화, 국제사회에 대한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 확대, 정부경영평가 A등급·청렴도 1등급·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 등 공단의 위상을 드높인 한 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성 이사장은 "이제 저출산, 고령화로 건강보험의 안정적 수입 기반 마련이 어려워지게 됐고, 빅데이터 및 ICT 기반의 보건의료서비스 등 급변하는 시대와 환경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래 신성장 동력에 대한 발굴 및 육성을 지원하고,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조직의 명운이 걸려 있는 보건의료분야 기능조정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직원들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보험자 역할을 정립하고,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건보공단과 심평원 등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기능 점검을 시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로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기능 조정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는 공공기관들의 업무 중복, 자기 증식, 방만 경영 등 관료제 습성을 철폐하기 위한 것으로, 기재부에서는 공단과 심평원의 경우 '청구권'의 이관, DB 통합 등을 통해 업무 중복을 줄일 계획이다.
이 같은 기능조정을 앞둔 시점에서 성 이사장은 공단의 역할 및 위상 확대를 위해 직무재설계, 조직개편 등 보다 창의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성 이사장은 "모든 임직원이 좀 더 넓은 시야와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조직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업무 추진, 회의 등 일하는 방식을 비롯한 공단 내 모든 움직임을 효율화, 표준화해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조직, 굳건한 신뢰와 믿음이 있는 조직으로 변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를 위해서는 그간 우리 공단이 추진해 온 내외부 소통 시스템인 학습시스템, 공감시스템이 더욱 활성화돼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개인의 역량강화와 자율성 부여를 통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가지며 '셀프리더십'의 정수를 발휘하는 수평적 조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이해관계자와 공동의 관심사를 함께 고민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생협의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제도 발전과 함께 직원도 행복한 공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심사평가원은 원주 본원과 서울사무소에서 각각 시무식을 진행했으며, 공단과 마찬가지로 '기능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였다.
심평원 손명세 원장은 "올해 직원들은 심평원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손 원장은 "올해는 우리원이 속해 있는 보건의료분야의 공공기관 기능조정이 예정돼 있다"면서 "보건의료분야의 기능조정은, 기관 간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우리나라 건강보험과 보건의료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손 원장은 "최근 각종 언론을 통해 확정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보도되고, 심평원 내부에서 유언비어처럼 확대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서 '유언비어'는 최근 기재부에서 검토 중인 '진료비 부당청구 방지를 위한 건강보험 심사체계 심층평가 결과 보고서' 관련 언론보도로, 해당 보고서에는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 접수와 심사, 사후관리까지 건보공단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개선방안이 담겨 있다.
이는 건보공단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재정누수 방지를 위한 청구 및 지급체계 개편과 일맥상통한 내용으로, 심평원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인원 감축이나 업무 축소 등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손 원장은 "이러한 유언비어에 휩쓸리지 않고 임·직원 여러분들은 흔들림 없이 보건의료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원의 역할과 비전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기능조정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일 또한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으며, 해마다 그 변화의 속도와 폭은 더 빠르고 넓어지고 있다"며 "국민건강·국가발전에 핵심 열쇠(key)가 되는 우리의 역할에 대해 우리가 먼저 제대로 인식하고, 실천해야만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나아가 존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심평원 가족 여러분들은 공직자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새기고,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그간 추구해온 공정(fairness)과 투명(transparency)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