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기존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부터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 속에 정부도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사협회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호, 김성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복무하는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며, 김형동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국립공공보건의료 권역별 국립대학 내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서동용 의원안은 시·도별로 하나의 대학에 공공보건의료인력양성 의과대학을 설치하거나 국립대학의 의과대학을 공공보건의료인력양성 의과대학으로 지정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며, 기동민 의원안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의과대학을 설립·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류근혁 제2차관은 "지역 간 의료격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의료인력이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지역에서 책임감을 갖고 공공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의사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런 취지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이 필요하고 법안의 취지에 적극적으로 동감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용호, 김성주 의원안을 토대로 논의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법안을 직접 발의한 이용호 의원과 김성주 의원은 각각 해당 논의가 지나치게 지연됐음을 지적하며, 하루 빨리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용호 의원은 "아쉽게도 이 법안이 20대에도 발의됐으나, 의사협회 쪽의 아주 거센 반대 때문에 안 됐다. 반대하는 명분이 매우 약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법안이 하루라도 빨리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남의대 TO를 활용해서)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들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분야의 공공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속도를 낼 것을 요청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강기윤 소위원장은 "정부와 의사단체 간에 '의정협의체’를 통해 (해당 주제를) 논의한다는 약속이 있었다. 당시 공공의대의 문제로 논박이 많아서 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나름대로 의정협의체가 합의한 것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서 논의하자고 이야기가 됐다. 문제는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이렇게 이야기를 함으로써 애초에 약속했던 부분을 하는 파기하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럼에도 우리가 여야 이렇게 논의를 하는 것은 공공의대의 형태를 통해서 우리가 의료격차 문제나 공적기능에 있어서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을 각인하는 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며 "어느 정도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심도 있게 논의해 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당장 조문을 갖고 갑론을박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호 의원은 "지금 코로나가 거의 종식된 것 아닌가? 마스크도 벗기로 했고. 언제까지 우리 복지위가 맨날 의사협회의 눈치를 봐야하나?"라며 "(의사협회에서 반대하는) 이 법은 의사 증원하는 법도 아니다. 의사 정원 내에 있는 것이다. 정원 내에 있는 것도 사장시켜 놓고 지금 정부가 못 한거고, 국회가 못한 거다. 이것 직무유기다"라고 비판했다.
류근혁 제2차관은 "의정합의 때문에 코로나19 이후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라고 인정하며, "조금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에 복지부가 의사협회와 다시 한번 협의를 해 보겠다. 저희들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굉장히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차원에서도 전체적인 틀에서 어떻게 의대 정원을 확보할 것인지, 동시에 공공의대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강기윤 의원은 "우리가 필수의료인력, 공공의료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지역에 우수한 의료진이 없다고 하는 것 다 알고 있다. 정부나 모든 여야 정당이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법도 내고 대선 공약도 내걸었다"며 "코로나 상황을 핑계로 2년 동안 늦춰졌던 법을 또 다른 이유를 대서 지연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때 창원대 의대 설립을 위해 노력했던 강기윤 의원은 서남의대가 있는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남이나 강원·충청도도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에 의료인력 문제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용호 의원은 "(이 TO를 일부 의원들이) 각자 지역구로 가져가려 하면서 정치적으로 하다 보니 발목 잡힌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일단은 정원 내에 있는 것을 일단 처리하고, 나머지는 권역별로 하든지 하는 것은 2차로 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강기윤 의원은 "법안 발의하신 분들은 당장 처리됐으면 좋겠지만 불비한 부분은 법안 발의자로서 양보하고, 정부나 전문위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당부한다. 정부 당국에서 각별하게, 심도 있게 논의해 줄 것을 건의한다"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