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동아에스티의 주력 품목 중 하나로 꼽히는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성분명 에피나코나졸)'의 첫 제네릭이 허가됐다. 이를 시작으로 후속 제네릭이 잇따라 허가를 받으면서 제네릭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대웅제약의 에피나코나졸 성분 제제 '주플리에외용액'을 허가했다.
대웅제약은 주블리아의 제네릭을 조기에 출시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주블리아의 '안정화된 에피나코나졸 조성물' 특허(2034년 10월 2일 만료)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해당 심판에서 인용 심결을 받았고, 여기에 품목허가까지 받으면서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리지널인 주블리아는 비급여 품목으로 보험급여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웅제약은 내부적으로 준비가 완료되면 곧바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웅제약의 주플리에 허가가 주목되는 점은 대웅제약 외에도 15개사가 특허를 회피, 제네릭 출시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대웅제약이 특허심판을 청구하자 이후 17개사가 추가로 심판을 청구했고, 이 가운데 심판을 취하한 제일약품과 CMG제약을 제외한 15개사가 최종적으로 특허를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이들 15개사도 품목허가를 완료하는 대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5월 주블리아의 재심사기간 만료 직후 허가를 신청했을 경우 조만간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수는 남아있다.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주블리아의 등재특허권자는 보슈 헬스 아일랜드로 특허심판에서 패소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만약 보슈가 항소하더라도 제네릭 제약사들의 제품 출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경우 자칫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심판 결과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것.
그러나 항소를 결정하더라도 제네릭 제약사들은 허가와 함께 출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블리아의 매출이 3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여전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당장 시장에 나서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
동아에스티의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블리아의 매출은 290억 원으로 전년도인 2022년 279억 원 대비 3.8% 성장했다. 동아에스티 제품 중 그로트로핀과 모티리톤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이를 감안하면 제네릭 제약사 입장에서는 항소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당장 출시하는 쪽이 유리한 셈이다.
단, 제네릭 품목이 출시돼 경쟁 체제에 들어가더라도 오리지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각 제약사의 마케팅 역량에 따라 결과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선판매품목허가 확보 여부에 따라 제네릭 품목들의 출시 시점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재심사기간 만료 직후 허가를 신청했고, 이에 따라 우판권을 확보해 오는 11월까지 9개월간 독점적인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통상적인 경우 특허 도전 이후 재심사기간이 만료될 경우 만료 다음 날 허가를 신청하는 만큼 대부분의 제약사가 같은 날 허가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동 우판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에 하나라도 허가 신청이 늦어진 제약사가 있을 경우 우판권을 받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