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료계에서 의대증원 사태에 대한 위험성을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의정갈등이 법원 다툼을 넘어 촛불시위라는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하면서, 시민‧환자가 느끼는 의료파국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어떤 방식으로든 의-정 간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27일 '의학교육 파국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이사는 "국민들이 지금은 '종합병원, 대학병원 가기 어려워졌나' 이런 정도로 느끼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의대정원 증원이 현실화되면) 대학병원들이 무너지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고, 오는 30일 집회를 시작으로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30일 저녁 9시부터 서울 및 수도권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다른 지역들은 의사회별 협의로 정해진 장소에서 각각 촛불행사를 진행한다. 현재 집회 일정을 확정한 지역의사회 중 대구‧경북은 동성로, 전북의 경우는 전북도청(전주)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의대증원 사태에 대한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호소하고, 국민건강을 되살리고자 하는 의료계의 노력을 다짐하기 위함이다.

최안나 이사는 "2025년도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하면 정부와 대화할 수 있다. 이대로 의대정원 증원이 계속 진행되면 의대생들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2025년만 혼란이 있는 게 아니라, 그로부터 시작해서 돌이킬 수 없는 혼란과 파국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지금 (의협은) 의료 정상화,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의료를 실현하게 되는 제도 개혁을 가장 바라고 있다"면서 "현재의 위기보다 앞으로 닥칠 위기상황을 지적하면서 국민과 소통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는 정부와 촛불집회로 맞서고자 하는 의료계에 대해 환자‧시민단체들은 의료파국으로 인한 국민 피해 악화를 우려했다. 의정 갈등으로 국민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이제라도 의료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전화에서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대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규모에 대해서는 얼마나 적절한지 환자단체에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그동안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입장을 밝혀 왔듯이, 환자와 국민이 3개월 이상 전공의 및 의대교수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 장기화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조속한 의료 정상화를 바랄 뿐이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상임대표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전화에서 "의료 갈등이 우리 사회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갈등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야 된다. 그래서 협의와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곳에서 서로가 대화를 해야 한다. 정부도 그렇고 의료계도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앞서 요구했던 조건을 의제로 삼아서 하나하나 좀 같이 풀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존의 의료개혁특위에 의협, 전공의, 의학회 등 의료계가 불참하면 새로운 협의체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 테이블에 와서 서로가 과학적 추계를 요구를 하니까, (의사·정부·국민이) 원하는 시나리오를 분명히 하고, 여기에 맞게 어떤 개혁의 길로 가야 할지, 거기에 맞는 인원수는 어느 정도인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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