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선 18일 총궐기대회에 대해 '생각보다 높은 참여율에 놀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초 평일 오후 진행하는 총궐기대회인 데다 30도가 넘는 폭염까지 더해지며 기대가 높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총궐기대회와 유사한 규모 인파가 모였다는 반응이다.
이날 주최측인 대한의사협회가 추산한 참여 규모는 4만 명이다. 2만 명으로 신고한 집회 장소는 물론 여의도공원에 자리한 인파까지 고려하면 4만 명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한 참석자는 "평일 오후인데 이 정도 규모가 모여 생각보다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의도 투쟁 현장은 뜨겁게 달아오른 반면, 의료현장은 미지근한 분위기를 보였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휴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이날 오전 메디파나뉴스 취재 결과 고양시 일원 의원급 의료기관 50여 곳 가운데 휴진한 의료기관과 오후 1시까지 단축진료하는 의료기관은 각각 4곳에 불과했다.
이날 휴진한 고양시 소재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A 원장은 개원가 휴진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개원가 특성상 갑작스러운 휴진이나 투쟁을 위한 휴진으로 반감을 산다면 이는 내원환자 감소로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A 원장은 "개원가 선생님들에게 휴진은 먹고사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요할 수 없는 문제고 높은 휴진율을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휴진으로 오히려 정부가 코웃음 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며 "하루 집단휴진을 할거라면 환자 건강에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불편을 겪고 불만이 생겨야 정부가 움직일텐데, 여의도만 뜨거웠던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총궐기대회에서 27일 무기한 휴진을 발표했으나, 이에 대한 개원가 반응도 미지근한 모양새다.
우선 18일 휴진에 대한 시각도 엇갈렸다. 의협은 이날 자체 집계 휴진율을 50%로 발표했으나, 서울시의사회가 자체 집계한 서울시 휴진율은 2% 수준이다. 다만 총궐기대회 참여율은 30% 정도로 추산했다. 서울시의사회원의 경우 오후 단축진료만 하더라도 여의도 총궐기대회 참석이 가능하기 때문.
반면 보건복지부가 집계힌 휴진율은 14.9%에 불과했다.
27일 휴진에 대해서도 미온적 입장이 확인된다. 당초 18일 휴진은 전 회원 투표를 통해 뜻을 물은 결과지만, 27일 무기한 휴진은 일정도 방식도 해당 투표로 갈음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향후 추가 휴진 여부에 대해선 회원 뜻을 물어 따를 것"이라며 "전에 했던 투표는 이전 얘기고, 27일 무기한 휴진은 다시 회원분들 뜻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27일 무기한 휴진이 개원가 투쟁동력을 결집하고 독려해야 할 시도의사회장들과 논의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18일 집단휴진 역시 시도의사회장단은 지난 9일 전국대표자회의 발표에 임박해 알게 돼 의협 집행부에 반발을 쏟아낸 바 있다.
한 지역의사회장은 27일 무기한 휴진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27일 무기한 휴진에 대해 묻자 "한마디만 하겠다. 오늘 처음 듣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