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사직 전공의 열 명 중 두 명은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국내 개원가에)취직한 분들도 계시지만 언젠가 의료계가 정상화된다면 복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13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박 회장은 사직 전공의 지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공의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대개협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사직 전공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전공의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연수강좌, 개원가 진료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참관매칭사업, 취업을 지원하는 구인·구직 플랫폼 개발사업 등 세 가지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의 소통을 토대로 의료가 정상화된다면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박 회장이 만난 전공의 20%가량은 해외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사직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로 생긴 시간을 진로 고민에 활용하고 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배움을 이어가거나 일반의로 취직하기도 하며, 수련현장과 다른 개원가도 경험해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개원가 참관매칭사업 1차 모집에선 전공의 843명이 지원해 160명이 매칭됐고, 이달 2차 모집에서도 386명 지원을 받아 추가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에 참여한 한 전공의는 "다양한 개원가 술기와 상황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추후 진로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됐고 추가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돌아오기 위해선 의료 정상화가 전제돼야 하며, 결국 열쇠는 용산이 쥐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선후배 의사 사이 갈등 고착화에 대해 '의료계 단일대오가 이뤄지면 문제가 해결되나'라고 되물었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란 정책을 강행한 정부 자세가 변하지 않는다면 대화도 저항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선후배 의사가 친해지고 단일대오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됐을 때 대안이 있는지다"라며 "정부 자세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도 행동도 저항도 의미가 없을 것이란 점을 젊은 친구들은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이 돌아올 과학적 합리적 대안을 내놔야 하는 건 용산"이라며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정치적 판으로 끼어들지 않고 있는 자세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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