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대표 의약품을 특정 온라인몰로 유통 일원화를 시도한 제약사에 적극 항의한 끝에 '없던 일'로 무마시켰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최근 의약품유통업계에는 대웅제약이 당뇨병 치료제 '다이아벡스정(성분명 메트포르민염산염)'과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정(조제용, 성분명 우르소데옥시콜산)'의 유통을 온라인몰인 '더샵'으로 일원화한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24일까지는 특이점이 없었으나 25일부터 다이아벡스XR 서방정을 제외한 두 제품의 웹 주문이 불가한 점, 영업 담당자의 확인이 있었던 점으로 인해 소문은 기정사실화됐다.

A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앞으로 우루사와 다이벡스 종류들이 도매로 공급이 안 되고 더샵으로만 주문 가능하다는 소문이 퍼졌다"면서 "직접 담당자와 통화했는데 소문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처음엔 다이벡스정과 우루사정만 언급됐지만, 앞으로 다이아벡스XR도 도매로는 유통하지 않아 약국 주문은 더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A 업체 관계자는 "사유를 물어봤지만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문에 대해 더욱 무게감이 실린 이유는 대웅제약이 의약품유통업체를 배제하고 특정 온라인몰로 유통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대웅제약은 품절 예고 혹은 품절인 자사 제품, 시장에 자리 잡은 제품 등을 도매업체에 주문에 재고가 없다고 알리고, 더샵으로만 공급받도록 해 의약품유통업계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최근 대웅제약 관계사인 한올바이오파마도 피부 감염증 치료제 '베아로반연고(성분명 무피로신)'가 주원료 공급 이슈로 생산량 부족 상태라며 수요와 공급 최적화를 위해 더샵으로 유통을 일원화한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우루사정과 다이아벡스정, 베아로반연고는 모두 다빈도 의약품이기에, 유통이 일원화되는 경우, 약사들은 이 의약품 재고 확보를 위해 '더샵'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에 의약품유통업계와 약국가는 대웅제약이 더샵 가입을 유도하려는 꼼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B 약사는 "더샵 가입을 안 한 약국은 재고 확보를 위해 온라인몰 가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빈도라 재고 확보를 안 할 수도 없고 이건 온라인몰 회원을 늘리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C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행태는 의약품유통업계의 업권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로 향후 부작용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제약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며 정상적인 의약품 공급체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의약품유통협회는 대웅제약 측에 공식 항의했고, 대웅제약은 결국 기존 유통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제약사의 이 같은 행위는 도매업계와 약국의 심리적 불안감을 악용하는 것"이라며 "다빈도 제품인 만큼 협회 측에서 나서야 한다고 판단해 대웅제약 측에 항의했다. 이후 대웅제약 측이 유통 일원화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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