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 이번 선거 유력 후보로 평가되는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와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후보자 등록순)은 첫날부터 후보 등록을 마치며 라이벌 구도를 재확인시켰다.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위해선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추천서는 5개 이상 지부에서 지부당 최소 50인 이상, 선거권자 500인 이상에게 받아야 한다.
평상시 선거라면 추천서 확보에 문제가 없겠지만, 이번 선거는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촉박한 일정 아래 진행되고 있다. 회장 선거가 공고된 지난 12일 당일부터 추천서를 받아도 3주 만에 세 가지 기준을 맞춘 추천서를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주 후보와 김 후보는 기준을 훌쩍 넘긴 추천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등록한 주 후보의 경우 기준 2배인 추천서 1000장가량을 제출했다. 오후 3시 등록한 김 후보의 경우 기준 3배가 넘는 1600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내세운 공약엔 주체성 확보란 공통점이 담겼다. 정부가 정책을 제시하면 의료계는 방어나 반대만 하는 식으론 지금 같은 의정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주 후보는 의사가 의학적 진단과 자율적 판단 아래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선 정부 공격에 방어만 하는 것이 아닌 의사들이 주체적으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법론으로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추진, 한방 문제 해결, 법률 리스크 해결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 역시 그동안 의협은 의료 정책 이해당사자이자 파트너임에도 정부가 정책을 만들면 늘 반대하며 따라가는 뒷북 회무를 했다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따라서 의협이 의료 정책에 있어 중추가 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의료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제시한다는 의협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강점으로는 서로 다른 점을 내세웠다.
주 후보의 경우 투쟁과 협상을 비롯한 회장으로서 회무 경험과 역량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번 선거가 인수위를 꾸려 준비하는 기간 없이 당선 직후 회무를 시작해야 하는 보궐선거란 점에서, 후보 가운데 유일한 회무 경험은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주 후보는 "후보 가운데 충분한 회무 경험과 정부와 투쟁·협상을 해본 후보가 있겠나"라며 "감히 자신하는데 저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선되면 회무에 투입할 수 있는 참모진도 구성돼 있다는 점도 어필했다. 그는 "의협 회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방대하고 다방면에 걸쳐 있기 때문"이라며 "저는 당선되면 함께 일할 수 있는 검증받은, 상근할 수 있는 참모가 이미 5명 정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내 이 정도 다양한 인맥 풀을 가진 사람은 제가 유일하다"며 "이런 부분이 회원에겐 크게 어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지역부터 거쳐 올라온 의사회 회무 경험을 25년간 지속한 연속성을 강점으로 들었다. 김 후보는 군 의사회 총무이사부터 시의사회 총무이사, 감사 등을 거쳐 시의사회장, 도의사회장까지 회무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25년간 의료계 일에서 하루라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며 "즉 25년간 지역의사회, 대한의사협회 회원들과 정책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 대해 같이 참여해 풀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계가 어려운 시기에 있을 땐 주어진 자리를 사양한 적 없이 맡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2000년 의쟁투 당시에도 강원도 의쟁투 위원으로 대표 연설을 준비했고, 원격의료 비대위에선 홍보위원장을, 간호법 저지 비대위와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대위에선 위원장을 역임하며 최전선에서 의료계를 위해 일했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한순간도 회무를 놓친 적 없이 늘 함께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를 기초로 의협 모든 직역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