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다나베의 매각 소식에 일본 현지는 충격적이란 반응이다. 회사 전신인 다나베제약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기 때문이다.
다나베제약은 1678년 설립됐다. 그러다 2007년 일본 최대 화학그룹인 미쓰비시화학의 자회사 미쓰비시제약과 합병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다. 업계는 합병 당시만 해도 두 기업 간 결합은 큰 시너지를 낼 거란 기대에 부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합병 당시 매출 상으로 일본 5위 제약사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쓰비시 그룹의 경우 더욱 큰 기대를 가졌다. 본업인 화학 사업과 제약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미국 규제기관으로부터 허가 경험이 있는 다나베제약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글로벌 제약 산업 무게 중심이 화학 합성품에서 생물의약품으로 빠르게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의 일본 내 매출 순위는 2023년 기준 8위까지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미쓰비시화학 쓰쿠모토 대표도 7일 매각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부분을 언급했다.
쓰쿠모토 대표는 "업계 구조 변화로 화학과 의약 간 시너지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며 "최근엔 화학합성 방식으로 제조되는 의약품에서 세포를 이용한 의약품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합병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합성의약품만으로는 더 이상 외형 확대를 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생물의약품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기술수출 거래 가치는 2020년 65억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에서 2024년 339억달러(한화 약 49조3000억원)로 크게 늘었다.
중국 정부 주도로 자국 바이오 기술에 지속 투자한 덕분이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대학연구 비중을 높여왔고, 정부 중심의 펀딩을 해왔다. 이러한 투자가 신속한 연구개발로 이어졌다.
이러한 점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여전히 합성의약품 위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8년 전 세계 매출 상위 100대 의약품 중 생물의약품 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