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실적 발표 및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양행은 R&D에 2655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2조84억원과 비교 시, 매출액 약 13.2%가 의약품 연구개발에 쓰였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 비용을 재차 늘리고 있다. 유한양행 R&D 비용은 2020년(2227억원) 고점을 찍은 후 2021년(1676억원)에 감소했으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했다.
이는 지난 5년간 누적 R&D 비용이 1조원을 넘어서는 결과로 나타났다. 메디파나뉴스가 공시 및 실적 발표 등 자료를 확인한 결과,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지난 5년간 연구개발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한 기업은 유한양행뿐이다.
연구개발 비용 확대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재차 증가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유한양행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020년 14.2%에서 2021년 10.3%로 감소한 후 2022년 9.8%까지 2년 연속 감소했으나, 2023년 10.3%로 추세를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들어 13.2%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연구개발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R&D 인력도 늘리는 중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연구개발 인력은 2019년 265명에서 2022년 345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441명까지 늘었다.
또한, 전체 임직원에서 R&D 인력 비중이 증가했다. 유한양행 R&D 인력 비중은 2019년 14.8%에서 2021년 15.3%로 높아졌으며, 2023년에 20%를 넘어선 후 지난해 3분기 기준 21.5%로 집계됐다.
유한양행은 이런 투자를 기반으로 R&D 성과를 확인하며, 관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표적인 연구개발 품목은 이 회사가 얀센 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 Inc.)에 기술 이전한 '렉라자(레이저티닙, 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는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ELCC 2025)'를 통해 레이저티닙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 요법 3상 연구인 'MARIPOSA' 결과를 통해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임상 연구 결과는 유한양행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이저티닙과 아미바타맙 병용 요법 OS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경우, 렉라자 매출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렉라자 해외 매출액에 따라 일정 로열티를 받는다. 매출액 로열티는 얀센 바이오테크가 유한양행에 지급하는 계약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 9억5000만달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일본 내 레이저티닙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일본 후생노동성 약사심의회가 레이저티닙 승인을 권고했기에, 유한양행이 마일스톤 1500만달러를 수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알레르기 신약 '레시게르셉트(lesigercept, 개발 코드명 YH35324)'는 렉라자에 이어 유한양행에 R&D 성과를 안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레시게르셉트를 도입한 바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레시게르셉트 기술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는 중이다. 이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맥이 닿는다. 유한양행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 기술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이와 관련해 레시게르셉트 임상 1b상 파트1 결과를 지난 2일 미국 알레르기천식 면역학회(AAAAI)에서 발표했으며,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대상으로 레시게르셉트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레시게르셉트가 알레르기 치료에 쓰이는 '오말리주맙' 대비 지속적인 혈중 유리 IgE 억제 활성을 나타냈다며,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와 지난해 AAAAI에서 발표한 임상 1a상 데이터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