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수석전문위원(대선 공약 TF 총괄팀장)은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보건의료 분야 산업에 대한 공약과 정책 방향성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보건의료 분야 산업에 대해 진일보한 스탠스를 취할 전망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에 방점을, 보수 정당은 개방과 산업화에 방점을 뒀지만 지난해 총선부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건의료 정책은 산업이란 프레임으로만 볼 수는 없는 분명한 특성이 있는 만큼 안전성이란 기본 전제, 근간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이를 전제로 유연한 자세로 현실을 감안한, 환경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미래 성장을 도모하는 산업인 동시에 안전성 우려와 같은 규제 대상이기도 하다는 시각이다.
불필요한 행정적 절차나 규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하나, 과도한 규제 완화는 오히려 제품이나 산업 전반에 불신을 초래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해 균형을 잡는다는 관점에서 공약을 설계 중이란 설명이다.
공약은 ▲투자·지원 확대 ▲지원 체계 정비 ▲사회적 책임 강화 등 세 갈래에 방점을 두고 마련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성과 도출형 R&D 지원책 마련, R&D 투자 비율과 연동한 약가 보상 체계 마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 개선, 사회적 기여 방식 다양화 지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 해외 진출 지원 프로토콜 마련에도 방점을 둔다. 제네릭에 기반한 산업 구조를 영위하는 방식은 산업적으로도 문제지만 리베이트 문제가 종식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해외 진출이나 수출 의약품에 대한 지원은 별도 패키지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변화에 대한 의약품 분야 우려는 제약산업만이 아닌 통상에 대한 전체 분야 이슈로 접근할 예정이다. 통상 문제는 '회복과 성장'이란 민주당 대선 공약 핵심 키워드에서도 성장과 연계된 주요한 축으로 접근하고 있다. 통상 문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면적 대응을 위해 정부 조직 개편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완화와 안전성에 대한 균형이란 기조는 비대면진료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나타난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법적 근거가 없는 채로 어떤 제한도 없이 추진한 위법 행위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준 없이 진행됨에 따라 의료 접근성 보완을 위해 도입했지만 비만약·탈모약·사후피임약 처방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입법을 통한 제도화는 시급하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내놓은 당론법 입장을 고수할 것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존엔 격오지와 거동 불편 환자 등 대상에 제한을 뒀지만, 시범사업이 시행되며 국민이 경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소아 환자 부모 요구처럼 사회적 요구가 확인된 부분도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실과 사회적 요구를 감안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약 배달 문제는 당면한 과제보단 차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돼 논의되기 어려워 우선 의료법상 법적 근거와 제도 틀을 만들고, 이후 약사법 논의 과정에서 정리할 문제란 설명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제도화를 막으려는 직능단체 요구만을 수용하다가, 법제화를 막으면 제도 자체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착각해서 비롯된 일"이라며 "대상 범위와 기준, 약 배달 방식, 플랫폼 업체에 대한 관리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