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의료계와 개혁신당,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현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폐기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날 개혁신당이 발표한 제24호 공약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 외래 진료일수가 연 120일을 초과하는 환자에게 9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과도한 의료 이용을 줄이고 보험재정 누수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혈세와 보험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만성질환자나 장애인 등은 예외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2일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의정 갈등으로 인해 소중한 인재들이 공부를 못할 정도까지 만들었느냐며사과를 전했다. 또 전문가인 의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5일에는 당진을 찾아 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확실하게 고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의 이 같은 행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단순히 긍정 또는 부정으로 나뉘지 않고 후보별 보건의료 공약의 구체성과 실행 가능성 여부에 따라 지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의료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실성 있는 공약이라는 면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디테일까지 잘 잡혀있어서 많은 의료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문수 후보는 의협을 방문해 의료계에 사과를 하고 해결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고 환영하지만 공약은 구체적이지 않고 피상적이다. 단순히 표심을 위한 공약일 뿐 진정성 있게 실행할 것이라고 보고 지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단순한 정책 경쟁이 아닌 정치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단기적인 선거 승리를 넘어 중도·합리적 보수층을 겨냥한 지지세력 확장, 보수 재편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 등 후보들의 행보에는 계산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가 의료계 표심을 잡으려는 것은 보수 측에서는 합리적 보수 내지는 중도에 어필하면서 지지세력을 확장해야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의사집단 자체가 그 지점에 서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문수 후보는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의료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이전 정권의 의료정책이 무능하고 비합리적이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쇄신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향후 1~2년 내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