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tegoprazan)'이 미국 임상 3상에서 두 적응증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며 시장 진출의 문턱을 넘었지만, 경쟁사 특허 이슈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P-CAB 계열 신약으로, 미란성 식도염(EE)과 비미란성 식도염(NERD)에 대해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파마(Sebela Pharma)가 임상 3상(TRIUMpH)을 진행했다. 해당 시험은 위약 및 기존 PPI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발표됐다.
특히 EE에서는 중증 환자군(Grade C&D 포함)에서도 2주 및 8주차에서 healing 우수성을 확인했고, NERD에서는 속쓰림 및 역류 증상 개선이 입증됐다. 세벨라는 두 적응증에 대해 올해 4분기 중 FDA에 신약허가신청(BLA)을 제출할 계획이며, 제품 출시는 2027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인 Phathom Pharmaceuticals의 P-CAB 제제 'Voquezna'가 특허 만료 및 제네릭 진입 이슈에 직면하면서 시장 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Voquezna는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P-CAB으로, 물질특허 만료 시점은 2028년 8월이다. 이에 Phathom은 Hatch-Waxman Act에 따라 약 599일의 특허 연장을 신청했으며, 인용될 경우 만료 시점은 2030년 4월로 연기된다.
더불어 독점권 측면에서도 Phathom은 'Citizen Petition'을 통해 H. pylori 적응증에 부여된 QIDP(감염질환 특수약물 지정) 기반의 10년 독점권이 Voquezna의 다른 적응증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FDA에 요청한 상태다. FDA는 해당 Citizen Petition에 대해 오는 6월 11일까지 답변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케이캡 임상 3상은 두 적응증 모두에서 유의성을 확보해 허가 가능성을 높였지만, Voquezna 제네릭 진입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미국 P-CAB 시장의 구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허 연장 여부에 따라 케이캡의 시장 진입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6월 예정된 FDA의 Citizen Petition 결과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DA가 2022년 발표한 산업 가이드라인에는 후속 적응증에 대한 5년 추가 독점권 적용이 제한된다고 명시돼 있어, Phathom의 청원이 인용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만일 청원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Voquezna는 2028~2030년 사이에 제네릭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에 김 연구원은 특허 시나리오에 따라 케이캡의 미국 내 가치를 555억원(2028년 제네릭 진입), 1923억원(2030년 진입), 3794억원(2032년 진입)으로 분석했다.
한편, HK이노엔의 주요 품목인 케이캡은 올해 약 23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전체 ETC 의약품과 수액제제, 컨디션 시리즈(HB&B) 등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DS투자증권은 HK이노엔이 올해 전체 매출 9958억원, 영업이익 1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0%, 2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