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홍보하고 있는 수액, 백신, 수액, 비만 항목들.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료현장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특히 개원가는 필수의료 외면, 고정 환자 감소, 수가 현실화 지연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 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 그중에서도 '성인 예방접종', '비만 치료', '영양 수액'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백신은 계절성 수요에 따라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고, GLP-1 유사체 기반의 비만 치료는 신규 환자 유입의 창구가 된다. 영양 수액은 단시간 내 고회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항목으로 의원 운영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질병 치료'가 아닌 '건강관리형 소비'에 기반한 진료 영역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환자의 자발적 수요가 뚜렷하고, 의원 입장에서는 진료 외 부가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개원가 마케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개원가에서 가장 많이 홍보되는 백신은 대상포진, 파상풍, 폐렴구균, A형간염,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성인예방접종이다. 50대 이상 고령층은 물론이고 2030 직장인들도 사적 모임이나 출장, 부모 예방용 등 다양한 이유로 접종을 희망하고 있다.

의원 입장에서는 재고 관리나 보관 조건이 까다롭더라도, 백신은 확보만 해두면 상담비·시술비·약가 등으로 이어지는 수익 구조가 분명해 고정 수익원 역할을 한다. 일부 의원은 정기 검진과 백신 상담을 연계한 패키지 프로그램까지 운영 중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진료 항목은 단연 GLP-1 유사체 기반의 비만 치료다. 삭센다를 넘어 위고비까지 등장하면서 개원가도 마케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체중 기록지, 식단 상담을 활용한 프로그램형 접근도 일반적이다.

비만 상담으로 유입된 환자 중 일부는 혈당 관리, 지방간, 폐경기 증상 등 다른 건강 문제도 함께 발견돼 진료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단, 의료계 일각에서는 비만 치료제가 마치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주사처럼 과잉 홍보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영양 수액도 여전히 강세다. 피로회복, 피부미용, 면역강화 목적 등으로 패키지를 구성하고 '출장 전후', '술자리 다음날', '면접 앞두고' 등 목적형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이 많다. 대표적으로 고용량 비타민B·C, 미네랄, 글루타치온 등이 활용되며 일부 클리닉에선 NAD+ 성분을 포함한 고가 수액도 시도되고 있다.

시술에 30분~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의료진의 개입이 적고 동시 시술이 가능해 회전 효율이 높은 편이다. 일부 의원은 수액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회원제 운영을 병행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수액이 간헐적인 시술이었다면 최근에는 직장인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시술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개원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진료만으로는 인건비나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이제는 단순히 질병만 진료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건강관리 목적의 의료 행위와 상업적 마케팅 사이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에선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라도 의학적 근거와 설명 책임은 기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25 메디파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