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6월 마지막 주말,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 대의원총회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전환점을 드러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롭게 꾸려졌고 '내부 소통'을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정부 및 국회와의 전향적인 대화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수도권 중심 체계를 넘어 전국 7개 권역의 지역협의회를 도입하며 조직 틀도 재정비했다.

"이제는 말하겠다"는 준비가 끝났음을 보여준 셈이다.

정부도 인사를 단행했다. 보건복지부 1차관에는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2차관에는 의료정책을 오랫동안 다뤄온 이형훈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이 임명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지명됐다. 팬데믹 국면에서 과학 기반 대응으로 국민 신뢰를 얻은 인물이다.

의료계도 그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 내정자의 지명을 "국가적 위기 극복에 헌신해 온 인물의 중책 수용"이라며 환영했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의정 갈등을 풀겠다는 메시지에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정부와 의료계 모두 '대화를 위한 모드 전환'에 나선 시점이다.

물론 여전히 신뢰의 벽은 높다. 의료계는 단순한 협상 재개가 아닌, 정부의 책임 인정과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한 시간 동안 누적된 불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공의 복귀 역시 타협이 아니라 정책적 반성과 구조 개편 속에서 이뤄져야 할 선택지로 남아 있다.

"복귀는 명분이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된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나온 이 말은 지금 상황의 핵심을 짚는다.

다만 분명한 건 있다. 의료계도, 정부도, 그리고 국민도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입장이 존재하더라도 대화의 필요성과 방향성은 이제 공유되고 있다.

지금은 잘못을 되짚고 신뢰를 회복해, 실질적 협력으로 나아가야 할 순간이다. 진짜 대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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