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미국 수출 한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현실화 됐지만, 국내 의료기기 업계는 차분한 모습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율인데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다.
8일 국내 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제품은 미국 시장 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유럽이나 중동, 동남아 등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며 "피부미용기기나 영상진단기기 일부 제조사들을 제외하면, 수출 품목은 크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미국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은 낮다.
2023년 한국 의료기기의 대미 수출은 전년보다 9.5% 증가한 약 1억4000만달러(한화 약 1900억원)를 기록했지만, 미국 전체 의료기기 수입액의 0.7%에 그친다.
미국 최대 의료기기 수출국은 멕시코(73억1000만달러)를 비롯한 독일(18억5000만달러), 코스타리카(18억4000만달러) 순이다. 이들 세 국가의 합이 미국 전체 의료기기 수입액의 약 60%(57.2%)를 차지할 정도로 인접 국가 수입 비중이 크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기 보다는 반도체나 자동차 부품 산업 쪽 영향이 크지만, 의료기기 업계도 상황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계도 상호관세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웨어는 관세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아 미국 현지 의료기관 공급에 따른 제약은 특별히 없을 거라는 게 의료AI 업계 판단이다.
제품 공급 방식이 물리적인 제품이 아닌 MS 오피스 같이 소프트웨어 제품키를 제공하는 형태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AI 업계 A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되는 솔루션에는 (관세 인상에 따른) 중대한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도 자국 제조업 살리기가 목적이지 않나. 이해상충적 부분을 따져 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피부미용의료기기 업계는 '예의주시' 중이라 했다. K-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미국 수출액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피부미용의료기기 업계의 대미 수출액은 1억3500만달러다. 국산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기기나 고주파(RF)기기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니즈가 커지면서다.
익명을 요구한 피부미용의료기기 B기업 관계자는 "회사 해외 영업 사업부에서 (해당 사안을) 긴밀하게 보고 있다"면서 "국내 매출보다 해외, 특히 미국 매출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정통한 다른 C관계자는 "피부미용의료기 회사 대부분은 (미국 수출 때) B2B 형태로 대리점에 판매를 하면, 대리점이 병의원에 판매하는 구조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관세 부담을 제조사가 다 부담을 하는 것이 아닌 대리점과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오는 8월 1일부터 부과하는 관세 서한을 보냈다.
그러면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기존 7월 9일에서 8월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