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진숙 후보자는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녀의 조기 유학 과정에서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저의 큰 실수였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2001년부터 1년간 미국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한 것이 계기가 돼 첫째가 고등학교 때 미국 유학을 강하게 희망했고, 부모로서 말렸지만 결국 뜻을 꺾지 못했다"며 "둘째 역시 언니를 따라 중학교 3학년 2학기부터 유학을 가게 됐다. 당시에는 불법인지조차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몰랐다 하더라도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진보·보수 단체, 사회단체, 모교 동문회, 국민검증단 모두 교육부 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진사퇴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22만 충남대 총동창회를 비롯해 국공립대 총장협의회, 다수의 교수들이 저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며 "저와 함께한 총동창회장과 학생들도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논문 표절 문제를 지적하자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김 의원은 "국민검증단 발표에 따르면 후보자 논문의 표절률이 52%, 56%에 달한다. 교육자로서 부끄럽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카피킬러 분석결과는 사실과 다르다"며 "카피킬러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고 반박했다.
또한 "충남대 학사·대학원 학위 과정에서는 이공계의 경우 교수와 학생이 공동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필수"라며 "제자 이름을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논문을 가로챈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과대학에서는 공동연구 시 교수와 제자가 함께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원칙인데, 후보자는 제자 이름을 빼고 자신의 이름만 올리지 않았냐"고 재차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이공계에서는 공동 연구자들의 기여도를 기준으로 저자 순서를 정한다. 연구재단 지침에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부분의 이공계 논문은 국가 연구 과제를 교수들이 수주해서 수행되며, 학생들은 해당 과제의 세부 과제를 담당하고 이를 자신의 학위 논문으로 발전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논문 중복 게재에 대해 반박했지만 학계에서도 이러한 해명을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박형욱 단국대의대 교수는 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14일 개인 SNS를 통해 이진숙 후보자의 논의 표절 및 가로채기 의혹과 관련해 "대학 교수들이 연구비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대학원생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연구비를 받았다고 해서 교수가 실질적 저자라고 주장하면 학생들은 사실상 노비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원생들이 저임금으로 연구에 참여했지만 실질적 기여가 저평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연구 책임자라면 저자권(authorship)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하며, 연구 결과가 학위 논문으로 사용됐다면 학생들의 저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교수가 대학원생의 기여 없이 논문을 작성해 학위를 주었다면 이는 학위를 '판매'한 것"이라며 "이진숙 후보자가 학위 논문의 실질적 저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학생들을 노비처럼 취급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