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대웅제약·휴젤 IR 자료 등에 따르면 상반기 대웅제약 나보타는 매출 1154억원을, 휴젤 보툴렉스는 매출 101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톡신 제품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나보타는 902억원, 보툴렉스는 847억원이었다. 올해는 각각 27.87%, 20.28%씩 성장하며 상반기 매출 1000억원을 나란히 돌파했다.
나보타와 보툴렉스는 국산 톡신 제품 가운데 매출 1, 2위를 다투는 제품이다.
최근 5년간 매출 실적을 보면 2020년까진 보툴렉스가 1095억원, 나보타가 504억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나보타가 2021년 796억원, 2022년 1420억원, 지난해 1864억원까지 급성장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같은 기간 보툴렉스 역시 1246억원, 1608억원, 2016억원으로 성장하며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반기 매출과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모두 나보타가 앞서고 있지만, 연간 매출 1위엔 여전히 도전하는 입장이다. 2023년과 지난해 모두 상반기 실적은 나보타가 앞섰지만 하반기엔 다시 보툴렉스가 따돌리며 연간 매출으로는 1위 자리를 지키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매출 대부분을 수출로 올린다. 지난해 기준 나보타는 매출 1864억원 가운데 83.66%에 해당하는 1560억원이 수출에서 발생했고, 휴젤의 경우 톡신과 필러 매출 3308억원 가운데 66.41%에 해당하는 2197억원이 수출에 해당된다. 지난해부턴 세계에서 톡신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북미에 나란히 진출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 먼저 진입한 건 나보타로, 2019년 FDA 승인을 취득해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현지 상품명 '주보(Jeauveau)'로 출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점유율 14% 수준을 유지하며 현지 미용 톡신 시장 내 2위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
보툴렉스는 지난해 2월 미간주름을 적응증으로 현지 상품명 '레티보(Letybo)'로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시장에 안착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톡신 매출 612억원 가운데 100억원이 미국 매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젤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의료 미용 산업 컨설팅 회사 Medical Insight 연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는 61억4300만달러다. 2022년 47억7009만달러부터 2027년 72억6800만달러까지 연평균 8.8%씩 성장할 전망이다. 북미는 2022년 26억5800만달러에서 2027년 41억1700만달러로 연평균 9.1%씩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시장의 경우 상황이 반대다. 휴젤이 먼저 2020년 레티보 100유닛, 2021년 50유닛을 승인받아 매출을 올리고 있고, 나보타의 경우 지난달 인허가를 자진 취하한 뒤 이르면 연내 재도전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2분기 휴젤 중국향 톡신 매출은 130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선 올해에도 휴젤이 톡신 선두 지위를 지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증권과 키움증권이 추정한 올해 나보타 매출은 각각 2265억원, 2304억원이다. 반면 대신증권과 교보증권, 키움증권 등이 내다본 보툴렉스 매출은 2424억~2515억원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