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제네릭 과잉 보상 인식과 R&D 우대란 정부와 여당 약가제도 개편 복안에 대해 업계에선 우려가 앞서는 것으로 확인된다. 신약이나 R&D 중요도와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제네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개편은 제약산업 내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메디파나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제약업계는 최근 당정이 내비친 제네릭에 대한 인식과 약가제도 개선 방향성에 대해 우려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신약 개발과 R&D 투자 중요성에 대해선 업계도 공감하며 기대도 내비쳤다.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선 R&D에 투자하고 신약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A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 규모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선 R&D에 중점을 두고 신약을 개발해야 영향력과 파이가 커지지 않겠나"라며 "그동안은 R&D 투자에 대한 혜택이나 지원은 미미했다. R&D에 꾸준히 투자해오던 회사는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B 제약사 관계자도 "연구개발 중심 보상체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된다면, 제약산업 전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는 제네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접근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R&D 투자와 신약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는 방향엔 공감하지만, 제네릭에 대한 보상이 과하게 이뤄지고 있단 인식을 바탕으로 약가를 낮추는 방식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 제약사 관계자는 "방향은 맞지만 국내 제약산업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당장 신약을 보유한 회사는 많지 않고 제네릭으로 벌어 R&D에 투자하는 식인데, 제네릭 약가를 낮춰 매출이 줄면 R&D 투자 여력도 줄지 않겠나"라며 "옳은 방향이고 건강보험 재정 등 여건도 고려돼야겠지만, 업계 상황도 고려해 제도를 개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D 제약사 관계자도 "R&D나 신약 개발이 장려돼야 하는 건 맞지만, 제네릭도 중요한 산업군"이라며 "환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복합제 개발에도 사용될 수 있는 등 각자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제약사는 신약만 개발하지도, 제네릭에만 몰두하지도 않는다. 적절한 규제와 육성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제네릭에 대한 보상이 과하다는 인식엔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퇴장방지의약품이나 수급불안정 의약품 사태가 예시다. 충분한 약가가 보전되고 있다면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해 품절로 이어지는 사태는 없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E 제약사 관계자는 "향정신성의약품 등 GMP 요건을 맞추기 어려운 약들은 보전도 받지 못하고 손해보며 파는 경우가 더 많다. 대다수 제약사가 그런 약을 갖고 있는데, 국민 건강을 위해 생산하다 도저히 안 되면 포기하는 것"이라며 "제네릭 약가가 과하다는 지적엔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네릭 약가 인하와 R&D 우대란 방향만 놓고 본다면, 완충 장치 없이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매출이 낮고 R&D 여력이 적은 중소규모 제약사들은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하위권 제약사를 솎아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 제약사 관계자는 "이전 약가제도 개편인 1+3 생동이나 계단식 약가 역시 중소규모 제약사에 부담과 타격으로 돌아갔다"며 "이번 개편 방향 역시 허들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규모 제약사엔 타격이 있을 거고, 산업 내 양극화가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F 제약사 관계자도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보조를 맞추기 어려운 중소규모 회사에겐 성장 기회가 사라지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관계자는 "억지로라도 투자가 가능한 회사들은 약가 조정을 받을 바엔 투자해보자며 모양새라도 갖춰보겠지만, 중소규모 제약사는 차라리 투자하지 않고 약가를 덜 받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며 "방향과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과연 상위권 회사를 제외하면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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